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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평점 :
영화로도 제작된 베스트셀러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저자 요나스 요나손의 또다른 소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만나보았습니다. 이 책은 내가 만난 요나스 요나손의 두 번째 소설 입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두 번째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폭탄이라는 공통점과 해피엔딩을 선사하는 저자의 유머코드가 두 소설의 공통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 까막눈이 여자 놈베코. 그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빈민촌에서 태어나 그곳을 벗어났으나 또다른 사정에 의해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3메가톤급 폭탄의 개발에 참여하게됩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지식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그녀에게 순간순간의 결정과 더불어 삶의 긴 여정의 목표는 정해졌습니다. 그녀의 삶은 소설에서만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그녀의 언행을 통해 소설 이상의 교훈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꼼짝 못 하고 갇혀 있는 신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얼마든지 삶에서 밝은 부분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게 놈베코의 생각이었다. - p. 85
이 책은 놈베코의 성장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녀의 성장에 따른 환경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에 맞는 상황 설정과 등장 인물들의 협조는 억지스러우면서도 그것의 힘을 이용한 풍자로 유머러스한 소설의 힘을 더해주고 있는듯 합니다. 폭탄의 개발을 시작으로 놈베코가 주가 되어 움직이는 하나의 이야기와 군주제 지지자였다가 흰지팡이 사건으로 군주제 폐지에 대를 이어 이루고자 하는 잉마르와 그의 아들 홀예르1 의 또하나의 이야기 그리고 이 둘의 이야기가 만나 좀 더 다양하고 그들을 둘러싼 군상들의 기상천외한 진행은 3메가톤급 폭탄이 굴러다닐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되게 됩니다.
놈베코와 그녀의 남자친구 홀예르2의 인생 목표는 폭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두 사람만이 폭탄과 관련되어 있었다면 이 목표는 쉽게 이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랬다면 소설이 조금 느긋하거나 진부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바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천진난만(?)한 인간들이 많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웃음을 지속적으로 선사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막장 드라마라고 생각할수도 있을 정도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평탄한 삶이 또다른 누군가는 그토록 바라보던 정상적인 삶일수도 있다는 것을...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풍자와 재치 그리고 유머만이 아니라 그 속에서 일반적인 삶이 주는 행복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