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번리의 앤 - 빨간 머리 앤 두번째 이야기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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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에서 <빨간 머리 앤 http://happypas.blog.me/10189034376> 의 두 번째 이야기 <에이번리의 앤> 이 출간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만나 상상하고 에니메이션을 통해 인물이나 배경을 만나기도 했지만 일러스트로 주요 장면과 등장인물을 깊이 있게 만나본다는 것은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또다른 매력이자 재미인것 같습니다.  

 

<에이번리의 앤> 은 풍부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의 말괄량이 소녀 빨간 머리 앤에서 가슴 따뜻하고 상상력과 현실의 조화를 겸비한 선생님로 성장하는 숙녀 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앤의 모습을 보며 앤의 마법세계에 함께 빠져봅니다. 자신의 영혼과 비슷한 영혼을 소유한 짙은 파란 눈동자의 폴 어빙과 이란성 쌍둥이 중 언제나 말썽을 몰고다니지만 꼬마 신사로 거듭나려고 하는 데이비를 통해 어렸을적 말괄량이 소녀 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폴 어빙과 앤의 상상이 무엇을 말하는지 조금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문장을 통해 소년과 숙녀의 공감하는 상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엉뚱함을 그냥 무시하거나 지나치지말고 그 아이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해밀턴 교수님의 조언대로 내 생각을 글로 적어본 것뿐이야. 하지만 내 마음대로 써지지 않아. 하얀 종이에 검은 잉크로 적어 놓으니까 그저 딱딱하고 바보 같아 보여. 상상은 그림자 같아. 우리에 가둬놓을 수 없지. 춤추듯 움직여서 다루기가 힘드니까. 하지만 계속 노력한다면 비결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너도 알다시피 난 여유 시간이 별로 없잖아. 학생들의 공책과 작문을 고쳐주고 나면 글을 쓸 기분이 들지 않거든." - p. 91  

 

"맞아요. 하지만 나무 요정들도 바보 같은 짓의 결과를 책임져야해요. 사람들과 똑같아요. 선생님, 제가 초승달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세요? 꿈을 가득 실은 작은 황금 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배가 구름에 닿아 기우뚱하면 꿈이 엎질러져서 잠자는 사람들에게 들어오지." - p. 287

 

 

 

선생님으로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앤, 앤 자신도 아이들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합니다. 초보 선생님 앤의 성장은 모든 아침이 새로운 이유를 알려주는듯 합니다. 조언과 후추의 관계, 모든 아침 그리고 배움과 모험, 즐거운 날과 낭만적인 사랑 등에 대해 앤과 마릴라 아주머니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는 아름다운 고전이 가져다주는 큰 가르침으로 더욱 마음에 와 닫습니다.

 

  "린드 아주머니가 내일에 대해 나에게 조언을 해주러 오셨나봐. 하지만 들어가지 않을래. 린드 아주머니의 조언은 후추와 같거든. 적은 양이면 훌륭하지만 많으면 너무 맵지. 해리슨 아저씨네 집에가서 수다나 떨어야겠다." - p. 53 

 

모든 아침은 새로운 시작이야.

모든 아침은 새롭게 만들어진 세상이야. - p. 171

 

  "난 네가 대학에 갔으면 좋겠구나, 앤. 하지만 못 간다고 해도 속상해하지는 마라. 어디에 있든 우리는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니까. 대학은 그걸 좀 더 쉽게 해줄 뿐이지. 무엇을 얻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집어넣는지에 따라서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지. 인생의 풍요로움과 가득함에 온 마음을 여는 법만 배운다면 인생은 풍요롭고 가득해. 여기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 p. 224

 

  "모험을 즐기는 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야. 하지만 모험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 - p. 276

 

  "가장 즐거운 날은 굉장하거나 근사하거나 신나는 일이 생기는 날이 아니라 목걸이를 만들 듯이 소박하고 작은 즐거움들이 하나하나 조용히 이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 p. 277

 

 

 

상상력과 낭만에 빠져있던 앤. 자신의 이상형에 대한 사랑과 현실적인 사랑이 조금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듯 합니다. 앤과 길버트의 결말이 기억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강렬한 엔딩이 아니라 잔잔한 사랑을 담고 있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낭만적인 사랑은 백마 탄 기사님처럼 화려하고 요란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오래된 친구처럼 조용하게 다가오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사랑은 예상치 못했을 때 빛처럼 나타나 시와 음악이 있는 책장을 넘겨 버려 평범한 산문처럼 나타날지도 모른다. - p. 461

 

 

 

<빨간 머리 앤> 과 <에이번리의 앤> 을 읽으면서 에니메이션에서 나왔던 주제목이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매우 짧은 가사지만 빨간 머리 앤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빨간 머리 앤처럼 반짝이는 호수, 기쁨의 하얀 길, 눈의 여왕, 드라이어드 샘, 버드나무 연못, 제비꽃 골짜기 등 내 주변의 모든 것에 이름을 부여해주고 싶습니다. 빨간 머리 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은 어렸을 때 상상의 세계로 나를 이끄는 시간이였습니다.

 

끝으로 앤과 길버트의 사랑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서는 총 8권과 단편 2권이 나왔다고 하는데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로 만난다면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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