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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ㅣ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공감할 수 있는 만화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이 만화책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는 만화와 함께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만화와 여덟 편의 이야기 속에는 치매가 진행되기 시작한 어머니와의 일상을 네 컷 만화와 이야기로 담아 그렸습니다.
페코로스는 작은 양파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작가의 필명이라고 합니다. 작은 양파라는 페코로스, 작가의 머리가 반질반질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에피타이저로 '돌고 도는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만나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만나면서 작가의 어머니의 치매가 어느정도 진행형인지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무엇을 말씀하고자 하는지 짐작을 해봅니다.
'돌고 도는 이야기'를 만나고 나면 등장인물을 소개 받습니다. 작은 양파를 살짝 벗겨놓은 듯한 대머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눈에 작가를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작가의 어머니와 가족들의 인사를 받습니다.
치매에 걸린 나이 든 사랑스런 여자 어머니와 작가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네 컷 만화. 어쩌면 작가와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우리도 나이들어 늙고 힘이 없어지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네 주위를 둘러보아도 어렵지 않게 만나는 이웃 중에 이러한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식을 나아보고 길러봐야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해도 부모님의 인생을 제대로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어머니의 치매를 통해 어머니의 인생을 상상해 봅니다. 거꾸로 올라간 세월 속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현실과 지난 날 어머니의 삶을 함께 들여다 봅니다.
작가의 네 컷 만화 속에서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중심에 있지만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면서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와 조금 다른 세상의 사람들 그리고 나의 세상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페코로스와 치매에 걸린 그의 어머니를 따라 울고 웃는 시간이였습니다. 슬프지 않게 그렇지만 애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생각, 할 수 있을 때 찾아뵙고 많은 시간을 같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