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근

비정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3년 7월

여덟 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비정근>을 만나보았습니다. 고바야시 류타는 기간제 교사입니다. 진정한 교육자는 아니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교사로서 방임을 하지는 않는 캐릭터입니다. 비정규직 교사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여섯 개의 사건과 주인공 고바야시 류타의 초등학교 시절에 발생한 두 개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사건의 순서를 바꿔 놓아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간제 교사로 출근 한 고바야시 류타는 계약직과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출산 휴가, 병가 등 정교사인 기존 담임교사를 대신하여 공백기간 동안 한 학급을 책임지는 기간제 교사입니다. 정교사 혹은 정교사가 맏고 있는 학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학교가 어느정도 감싸주기도 하지만, 기간제 교사 혹은 기간제 교사가 맏고 있는 학급에 한 번이라도 문제가 생기고 나쁜 소문이 돈다면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일하는 것은 싫지만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바야시 류타가 부임하는 초등학교마다 터지는 사건사고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6 x 3>은 동료 여교사가 살해당하는 사건과 왕따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1/64>은 지갑 도난 사건은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과 소중하게 쓰는 방법을 배우는 추리 소설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10 x 5 + 5 + 1>은 부임 첫날 교사 자살사건에 대한 추리인데 여기까지는 추리소설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쉽게 추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라콘>은 자살 미수 사건을, <무토타토>는 운동회와 수학여행을 앞둔 시점에서의 협박편지 그리고 <신의 물>은 학생이 독극물이 든 물을 마시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추리를 조금 더 발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정규직 교사의 눈으로 본 비정규직에 대한 현실을 깊이 있게 다루기 보다는 기간제 교사로서 초등학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다루고 있습니다. 쉬엄쉬엄 읽을거리를 찾는 분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