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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레이스
길리언 플린 지음, 유수아 옮김 / 푸른숲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다크 플레이스>는 잊지 못 할 공간, 잊을 수 없는 공간, 잊어서는 안 될 공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학교에 떠돌던 시, 1985년경' 이라는 글로 그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데이 가족은 오래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탄의 힘에 탐닉하게 된 벤 데이는
머리의 나사가 하나 빠져서는
한 시간 만에 가족들을 모조리 죽였다
꼬마 미셸은 목 졸라 죽이고
데비는 도끼로 쳐서 죽이고
엄마 패티는 끝까지 남겨두었다가
엽총으로 머리를 날려 죽였다
어기 리비는 어쨌든 살아남았다
하지만 살아도 사는게 아니었다
- 학교에 떠돌던 시, 1985년경 |
한 낮의 망상이 취미이고, 침대에 누워 자신을 죽이는 상상을 하는 리비 데이. 1985년 1월 3일. 리비 데이가 일곱 살 때 그녀의 오빠 벤 데이가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한 곳. 그곳은 리비 데이가 <다크 플레이스>라는 낙인을 찍어 묻어둔 곳입니다. 그녀에게 '킬 클럽'의 총무 라일은 <다크 플레이스>의 미스터리로의 접근을 시도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 킬 클럽은 리비 데이의 오빠 벤 데이가 무죄라는 사실을 믿어주고, 이에 관한 자료들을 그녀에게 알려줍니다.
"사실 정황 : 1985년 1월 3일 새벽 두 시경,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이 캔자스 키내키의 농가에서 데이네 일가족을 살해함. 희생자 : 미셸 데이, 열 살, 데비 데이, 아홉 살, 엄마인 패티 데이, 서른두 살, 미셸 데이는 교살, 데비 데이는 도끼 참살, 패티 데이는 총상 두 군데와 도끼에 맞은 창상, '보위' 사냥칼로 깊은 자상을 입어 사망에 이름." - p. 69 |
리비 데이의 현재, 리비 데이의 엄마 패티 데이의 과거 그리고 벤 데이의 과거와 현재 시점이 <다크 플레이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과거에서 <다크 플레이스>의 미스터리를 접근해 봅니다.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해서 감옥에서 젊은 날을 보내고 있는 벤 데이와 술 취한 미치광이인데다 폭력적인 아빠 러너 데이 그리고 킬 클럽에서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들에 대해 24년 만에 리비 데이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작합니다.
킬 클럽은 사건의 추리를 바탕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리비 데이는 돈이라는 현실적인 배경으로 과거에서 현재로의 <다크 플레이스> 미스터리로의 접근을 시도합니다. <다크 플레이스>는 미친 범죄를 보여줍니다. 말이 되지 안 되는 부분이 너무나 많은 미친 범죄를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미친 범죄를 가득 담고 있는 이것은 미스터리 투성입니다. 미스터리로의 접근은 진실과 사실 그리고 믿음의 사이에서 그 수수께끼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수수께끼를 찾으면 또다른 수수께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난 알아야겠어. 그뿐이야."
"리비, 넌 지는 게임을 하고 있어. 내가 결백하다고 말하면 네가 유죄라는 뜻이고 네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겠지. 내가 유죄라고 말한다해도..... 너한텐 좋을 게 하나도 없어, 그렇지?" - p. 448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라일과 그의 파일 덕분에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입력된 4만 가지 새로운 사실 중 하나였다.
"그게 뭔가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요? 이 모든 상황이 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마치 우리가 분명한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처럼요. 거짓말을 하는 소녀에 쓰러져가는 농장, 악마를 숭배하는 사채업자까지. 모두 같은 날 있었던 사건이라고요."
"더군다나 사건 관련자들 모두 거짓말을 했거나 하고 있고요." - p. 470 |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게 만든 가슴 두근거리는 소설 한 권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사실과 진실 그리고 거짓을 고스란히 담아 반쯤 맞춰진 퍼즐을 독자들에게 선사했음에도 결코 길리언 플린. 그녀의 퍼즐을 완성 할 수 없었습니다. 거의 다 맞춘 게임이다 라고 생각하면 완성된 퍼즐에서 맴돌고 있는 나를 찾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가진 퍼즐은 예측이라는 변수를 넣어도 결코 풀리지 않다가 그녀만의 키를 돌리면서 결말을 보여줍니다.
<다크 플레이스>로 좋아하는 작가가 한 명 더 생겼습니다. 그녀의 첫 번째 소설 <나를 찾아줘>를 만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짜릿하게 , 신랄하고 강렬하게 보낸 시간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