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별 - 가장 낮은 곳에서 별이 된 사람, 권정생 이야기
김택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강아지 똥별>은 권정생 선생님의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방황하는 성인들을 위한 가슴 따슷한 동화로 그 뿌리는 권정생 선생님의 삶에서 가져왔습니다. 참어른이자 큰어린이 권정생 선생님의 가슴아프고 어쩌면 잔혹한 동화 속에서 진짜 세상을 담고 싶은 동화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화로 세상과 소통을 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1937년 9월 도쿄 혼마치 헌 옷 장수 집 뒷방에서 태어나 여러 가족들이 살 수 있도록 기다랗게 지은 집 '나가야'에서 살았습니다. 청소부인 아버지가 헌책을 주워오면 책 냄새를 맡고 책장을 넘기며 일본어로 된 그림책과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지인의 죽음과 굶주림을 보며 자신의 삶도 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소명을 다하지 못해 삶이 그를 붙잡아 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아지 똥>에서 흙덩이가 강아지똥에게 한 말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귀하게 쓰이는데 다만 그 떄와 장소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거나 스스로 준비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동화 속에서 흙덩이가 강아지똥에게 한 말은 정생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귀하게 쓰이기에도 모자란 이 세상의 사람들은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지옥은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에서 천사의 입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지옥에서 살지 말고, 지옥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지옥을 하느님이 만들어 놓고 죄 많은 사람들을 죽은 뒤에 거기 살도록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거짓말입니다. 지옥은 사람들이 만들어 그 지옥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 p. 157

 

 

 

 

 

한 평생 가난과 함께 했던 그는 더 가난하게 살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가난하지 못해 게을러지는 것이고, 물질이 풍족하면 마음이 가난할 수 없으니 그것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좋아했다는 그는 동심을 지닌 '어른 아이'였다고 합니다. 동심으로 가득한 그는 장가 한 번 못가보고 연애 한 번 못해 봤으면서도 수없이 많은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과 강아지, 생쥐, 개구리 그리고 개똥과도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과 연애를 했던 것이였습니다.  

 

주로 약하고 버림받고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그는 희망을 버릴 수 없어서 슬프기에 맑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보통 더 밝고 내일을 위한 내용으로 채우겠지만 가장 밑바닥에서부터의 희망이 무엇인지 들려주기 위함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왜 평생 슬픈 얘기만을 썼을까."

 "선생은 생전에 눈물이 없다면 이 세상 살아갈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하셨지. 분노를 가라앉히면 슬픔이 남지. 세상에서 제일 맑은 것이 있다면 눈물이야. 울고 나면 용서를 할 수 있어. 선생은 슬픔으로 탐욕과 음모가 가득한 우리 세상을 용서한 거야. 왜냐면 희망을 버릴 수 없으니까. 그 희망의 주인인 아이들을 믿고 사랑한 거야. 그리고 스스로 어린이가 된 거지." - p. 210

 

 

 

2007년 5월 만 70세에 안식을 맞이했습니다. 지긋지긋한 병마들이 그의 곁을 떠난 시기인 것입니다. 병마들이 떠나고 그 자리에 수많은 사람과 동물들이 찾아왔습니다. 눈물이 없다면 이 세상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눈물이 있는 것은 아직 이 세상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 나의 소중함이 빛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날이 그 필요성이 분명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아지 똥>을 아이들과 읽을 때 세상 모든 것은 가치가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이들도 나도 배우게 되었는데 <강아지 똥별>을 통해 그가 세상에 남기고자 했던게, 전하고자 했던게 무엇인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고서 오히려 삶의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한 권의 책이 따슷한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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