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손미나 아나운서? 아니 손미나 작가의 신작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를 만나보았습니다. 이 책은 프랑스 여행에세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녀가 파리에서 작가 그것도 소설가로 거듭나며 '파리지행'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이 책은 내가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그곳을 출장으로 다녀온 나와의 다른 시선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온전히 여행객과 주인의 시선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창작에 대한 꿈을 가지고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은 그녀는 진정한 행복을 위해 가벼이 파리지행으로의 삶을 시작합니다.
삶에 대한 공포는 정말로 위험에 처한 사람이 아니라, 정면대결을 피하는 자들의 몫임을 깨달았다. - p. 7 ~ 8
인생의 한 고비를 넘는 동안 배운 것이 있었다. 많이 버릴수록 삶은 가벼워지고 자유는 커진다는 것. 가만히 생각해보면 진정한 행복을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 p. 8
|
그녀의 인생 2막은 파리를 배경으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1장 에펠탑을 시작으로 2장 마카롱을 지나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http://happypas.blog.me/10116273578>의 배경이 된 3장 미모자를 만나봅니다. 그리고 끝으로 4장 샴페인에서 파리를 좀 더 파리 답게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파리가 그녀를 맞이한 첫 번째 관문은 '에타 데 리외'라는 절차였습니다. 남의 집에 월세를 얻어 들어 갈 때 세입자와 집주인이 함께 집을 점검하는 절차라고 합니다. 유용한 전화번호와 전자제품 사용 설명서 그리고 세간살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300여장의 사진이 그녀의 파리지행으로의 삶을 시작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파리의 신고식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는데 이것은 대도시에서 만나는 삶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꿈의 도시 파리는 인종, 나이, 국적, 직업을 떠나 생애 한 번쯤 가고 싶은 도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파리의 첫 날은 착각과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삶의 스승과도 같았습니다. 파리지행이 되어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대부분의 세상 살이가 그렇듯 착각과 현실 속을 들여다 봅니다. 또한, 사람이 살지 못할 곳이 없다는 것을 파리지행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수아즈의 '세 가지 삶'에 대한 말씀을 그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공에서 항상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
파리지앵이 되는 조건
비싼 옷이라도 튀지 않게. 싼 옷도 고급스러워 보이게.
신경을 많이 쓰되 티 나지 않게.
그러면서도 어딘가에 포인트는 하나쯤. - p. 65
"세 가지 삶요? 그게 뭐죠?
"나의 삶, 그의 삶, 우리의 삶. 세 가지 중에 하나라도 무너지면 그 결혼은 행복할 수 없어. 우린 프랑스에서는 드물게도 40년 넘게 결혼 생활을 이어오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엄청난 고비와 장애물이 말도 못하게 많았지. 세 가지 삶의 균형을 잘 맞추며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 함께 있지 못했을걸." - p. 96
|
파리지앵의 아름다움은 남을 따라하는 획일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자신의 외모와 내면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낼 줄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이 글을 읽는 나도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 책 속에는 그녀의 여행에세이만이 아니라 그녀가 소설을 쓰기 위한 준비와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소설은 배우는게 아니라 그냥 무조건 써야 한다는 황석영 선생님. 다른 어떤 작가도 쓸 수 없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반드시 있다고 말씀하는 신경숙 작가. 상상력으로 세상을 움직이며,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하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나운서에서 작가로서의 길을 걷고자 하는 그녀는 작가로서의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합니다.
그녀의 시선으로 본 프랑스에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하고,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며, 섣불리 남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하고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기에 되새김질 하듯 그녀의 시선을 통해 본 프랑스에서 배워야 할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나이나 직업이 어떻게 되든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나의 삶'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면 여행을 떠나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정한 여행은 아주 놀라운 긍정적 나비효과를 일으킬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진정한 여행은 이렇게, 사람의 내면에 보이지 않는 지각변동을 가져와 시간이 흐를수록 놀라움을 동반한 나비효과를 일으키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 p. 4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