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로드 - 여행의 순간을 황홀하게 만드는 한 잔의 술
탁재형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피릿 로드> 정신 혹은 영혼이라는 뜻 이외에 증류주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이라고 뜻을 가지고 있는 스피릿. 한 잔의 술로 저자의 여행과 나의 여행 속 기억을 끄집어 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자와 함께 떠나는 상상여행은 한 잔의 술과 여행의 기억만으로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시간 책 속의 술이 내 앞에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할 뿐입니다.

   

사랑은 누구와 할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해야겠지만 누군가는 반려동물 혹은 한 잔의 술과도 사랑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과 같은 술 루마니아의 빨링꺼를 통해 저자의 사랑은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지만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까지는 없는 내게 저자의 빨링꺼를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현지의 전통 증류주를 마실 때 저자는 접신과 같은 독특한 체험을 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무한한 상상력이 술과 더불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게 있어 그런 상상력을 이끌어 줄 술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아직 많은 나라 다녀보지 않았고 다녀본 나라라고 해도 전통주까지 일부러 찾지 않아서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행지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한 잔의 술만이 아니겠지만 사람에 따라 술 한 잔으로도 그날의 추억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중국 전통주를 바이지우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흔히 중국집에서 손쉽게 만나는 저렴한 술 빼갈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빼갈도 바이지우의 한 종류로 맑고 도수가 높다는 뜻이라 말씀에 갸우뚱하다가도 마저 설명을 듣다보니 그렇구나. 싶습니다. 정말 좋은 술은 그만한 대가(?)를 치루어야 하는데 싼것을 찾으면서 좋은 것을 찾았다는 생각에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세계 곳곳의 전통주에서 그 나라, 그 술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보따리를 풀어 들어보았습니다. 끝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주 죽력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왠지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전통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알고 제대로 보급할 수 있도록 행정적 틀이 갇혀있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서울만 벋어나도 전통주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의 전통주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세계 곳곳의 상상여행도 좋을 것 같고, 먼저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전통주 여행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술 한 잔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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