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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박수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일본 소설 작가 누마타 마호카루는 지난해 5월 <유리고코로>로 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도 정말 독특한 소재와 필체를 가지고 독자들을 만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만난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것 같습니다. 해설과 옮긴이의 말 그리고 뒷표지를 먼저 읽었다면 반전의 감동이 그만큼 작아졌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해설과 옮긴이의 말은 읽지 않았는데 이제는 본문을 다 읽고 다른 사람들은 아니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인지 읽게 됩니다. 그런데 큰 틀에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장르를 순애 미스터리라고 분류했는데 어느 페이지에서부터인가 <유리고코로>와 <용의자 X의 헌신>이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내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그 유사점을 찾을 수 있었던 책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토와코와 진지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이 사랑이라면 띠지에 있는 문장처럼 나 역시 사랑을 아직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 내가 사랑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랑을 하고 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역시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토와코와 진지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책을 덮도 나서도 이해할 수도 그런 사랑을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런 사랑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지가 바라보는 해바라기 토와코. 토와코는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가 너무나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는 우리 모두가 찾는 그 사랑의 실체인 것 같습니다.
"즐거웠다. 토와코. 진짜 즐거웠다. 이 삶이 언제 망가질지 모르기 때문에 별별 일이 다 생겨도 그렇게 즐거웠나 봐." - p. 363
출구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는 그것은 내게 있어 사랑이 아닙니다. 누군가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더라도 나에게는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토와코와 진지를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가슴앓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