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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편지 - 죽음을 통해 풀어낸 더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
신정일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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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 않습니다. 슬프다는 표현이 너무 흔한 세상이라 슬프지 않습니다. 눈물도 흐르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감정의 위안을 받고 싶은 것인가 봅니다. <눈물편지>의 머리말 '슬픔이 지극하면 우는 것이지' 라는 글에서 무엇으로도 값을 대신할 수 없는 이야기를 먼저 만나봅니다. 개인적으로 눈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슬픔이 지극하여 우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쯤 내가 느끼는 슬픔이 지극한지 알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눈물편지>는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 아내와 남편을 여윈 슬픔, 형제자매를 잃은 슬픔 그리고 벗과 스승을 잃은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기는 하였지만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슬프다는 이야기는 또다른 이야기를 낳고 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다고 했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근심걱정에 대한 생각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살고 죽는 것은 누구나 한 번은 겪는 것이라서 살아서 근심을 끼치는 것은 죽음만 못하고 오래 살아서 불행함은 요절함만 못하다" - p. 83 삼의당 김씨
<눈물편지>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음으로 시작하는 편지인 것입니다. 준비한 죽음과 준비하지 못한 죽음은 같은 죽음일지라도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여러편의 제문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로인해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는 것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꼭 그 삶이 죽음 대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삶과 죽음이 돌고 돈다고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들의 <눈물편지>에는 삶과 죽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을 생각하면서 인연이란 어기기를 좋아한다는 글귀가 가슴에 와 닫습니다.
김일손이 지은 제문의 한 구절처럼 '인연이란 어기기를 좋아하는 법'이다. - p. 277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과 눈물 그리고 그리움이 담겨있는 문장을 담고 있는 <슬픈편지>이지만 나의 감정을 끌어올리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나의 이야기와 닮은 슬픔이 아픔이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슬픈편지> 쓰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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