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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앤 더 시티 - 영혼을 흔드는 재즈 뮤지션의 뮤직 트래블 스토리
필 윤.채널T 제작팀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최근 여행 서적을 자주 찾게 됩니다. 나의 지친 육신에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책을 읽는 것과 어디론가 떠나는 것인데, 지금 당장 어디로 떠나지 못하기에 그 대안으로 더욱 여행 서적을 찾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여행이라는 위안을 선사하는 이들의 마음을 받습니다.
오늘은 재즈의 본고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재즈 뮤지션 필 윤의 여행 에세이 <재즈 앤 더 시티>는 여행전문채널 <채널T>의 4부작 재즈 다큐멘터리, '재즈 앤 더 시티 Jazz and the City'의 못다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아직 이 다큐멘터리를 보지 못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프롤로그를 통해 재즈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이룬 음악이자,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 같이 흑인 노예들이 슬픔을 억누르며 불렀던 음악이라고 합니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마음이 끌리는 목차부터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40페이지의 '버번 스트리트'를 보는 순간 '그래, 내가 갔었던 곳이구나!'라는 생각에 더욱 반가웠습니다.

재즈의 발상지, 뉴올리언스부터 시작합니다. 재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이 암스트롱. 그를 기념하기 위한 '루이 암스트롱 파크'를 만나봅니다.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아니 재즈를 사랑하지 않다고 해도 뉴올리언스에서 가보아야 할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출장을 갔던 그때 나는 이곳을 가보지 못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도 항상 음악이 있고 재즈가 시작된 곳, 버번 스트리트를 업무를 마치고 이틀간 둘러보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거리의 이름도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책을 펼쳐 목차를 보고 바로 알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내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마디그라 축제는 아니였지만, 버번 스트리트의 사진들 처럼 사람들로 가득했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그들처럼 구슬 목걸이를 걸고다녔고, 기념으로 가족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버번 스트리트에 울려퍼지는 재즈 선율이 다시금 들려오는듯 합니다. 그리고 나와 동료들이 들렸던 재즈 클럽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넉 하버와 같이 무척이나 유명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스넉 하버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티켓이 없어, 그냥 클럽 밖에서 들려오는 선율로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필 윤의 안내로 그때의 추억을 다시 끄집어 내고, 힘겨운 나날들에 둘러쌓여있던 내가 잠시나마 위안을 받았습니다.

필 윤이 들려주는 재즈이야기는 뉴올리언스를 시작으로 재즈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시카고를 거쳐, 예술혼이 넘치는 보스톤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재즈의 현재와 미래, 꿈의 무대인 뉴욕을 보여줍니다. '178 Seventh Ave. New York.' 혹은 '뉴욕의 빨간 문'이라고 하는 전설의 재즈 클럽, 빌리지 뱅가드를 소개하며, 재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선율을 다시한번 충전시켜주고 있습니다. 또한 뉴욕의 재즈를 소개하며 들려주는 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시간은 더더욱 재즈를 더 알고 싶게 자극하는 시간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필 윤과 함께 재즈로의 여행을 즐겼습니다. 재즈의 세상과 잠시나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여전히 '재즈가 이것이다.'라고 정의 할 수 없고, 앞으로도 그럴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냥 있는 그대로 듣고, 느끼고 그에 따라 움직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첫 시작을 루이 암스트롱과 했는데, 마무리 즈음해서 다시 루이 암스트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역시나 가장 많이 만나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때 '재즈를 즐기는 방법' 같은 것을 알려줘도 괜찮을텐데 했는데, 사람 마음은 비슷했는지, 책을 완전히 덮기 전에 '재즈, 가장 가까이서 즐기는 방법!'과 '재즈, 가장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다행이다. 기회가 되면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이 책을 읽으며 대림역을 지나치는데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된다는 전광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책 마지막에 '재즈, 가장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에서 같은 내용을 접하니 왠지 좀 더 가까이 재즈가 나에게 다가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자와 함께 미국 4대 도시 재즈 여행이 즐거웠습니다. 재즈에 대해 좀 더 가까워진 기분도 느끼고, 버번 스트리트의 가물거리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우주의 음악 재즈가 시작된 그곳! 뉴올리언스를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넉 하버에서 우주의 음악을 즐기고 싶습니다. 물론 그 전에 좀 더 가까운 우리의 곁에 있는 곳에서 충분히 재즈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