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들
필립 지앙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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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필립 지앙이 말하고자하는 <나쁜 것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손에 잡힐듯 하면서도 이것이다.라고 정답을 이야기 할 수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경계에서 독자들과 저자의 보이지 않는 시선이 머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이 시간이나 사건의 전개에 따라 진행된 것이 아니라 기억을 찾아 들려주는 늙은 작가 프랑시스를 내세웠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설사 정답을 안다고 해도 그것이 정답이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옮긴이의 말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시선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 억지로 끼워 마추는 느낌을 받도록 나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쁜 것과 용서받지 못하는 것 사이에서 원제목과 이 책의 번역 제목을 넘나들듯이 같기도 하지만, 차이가 옅보이기도 합니다. 시대와 지리적 배경의 차이를 떠나서라도 그 차이는 분명 있는듯 합니다.   

 

늙은 작가 프랑시스는 자기중심 혹은 특별한 울타리 안에서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로움에 대한 고독과 고통을 알면서도 그 스스로 그것을 즐긴다는 옮긴이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이 갑니다. 어쩌면 작가는 프랑시스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외로움에 대한 고독 중 고통이라는 장르에 비춰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고통마저 어쩌면 기쁨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기쁨이 아니더라도 고통 속에서 희열을 찾듯 스스로 쳐놓은 그 울타리를 넘어설 생각이 없고 오히려 가두려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아내와 큰딸을 잃은 것이 시작인듯 보이지만, 이는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방패막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성공. 저자가 <나쁜 것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또다른 하나의 키워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성공의 겉모습을 둘러싼 그 안의 욕망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루어야 할 그들의 가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랑시스 주변의 네 명의 여자. 그녀들의 이야기가 프랑시스의 울타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울타리는 프랑시스가 분명 바꿀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더 단단하고 큰 울타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심리를 프랑시스와 그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벽은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뿐 아니라 자기 자신 조차도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저자는 바로 이런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나 싶습니다.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서는 남도 용서하지 못한다. 남을 용서하려거든 나부터 용서해야 할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벽을 얼마나 쌓고 있는지 뒤돌아 봅니다. 그리고 나와 내가 용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용서를 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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