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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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가 출간된 지 1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보지 않았다면 여전히 이 책을 제목으로만 알고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내.가.그.쪽.으.로.갈.까’라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내.가.그.쪽.으.로.갈.게’의 에필로그는 현재에서 과거를 들여다보는 도시의 통로로 이어지는듯합니다.

 

정윤과 단이. 명서와 미루 그리고 윤교수. 이들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들의 도시는 이들이 함께 걷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언제나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이 책에서 ‘에밀리 디킨슨’를 만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 도시로 모여드는 모양이다’로 시작되는 <말테의 수기>의 다음 문장은 ‘그러나 나는 오히려 여기서 죽어간다고 생각될 뿐이다’로 이어진다. - p.34

 

에밀리 디킨슨은 우리가 서로 모르고 지내는 사이에도 우리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었나보다. 서로 모른 채로 성장했어도 우리는 모르는 시간 속에서 이런 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했던 모양이었다. - p.140

 

 

 

사람들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기만 하는 것일까요? 누군가가 나를 찾기를 바라고도 있을 것인데 말입니다.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에서 울리는 전화벨은 누구를 찾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그냥 전화벨이 울리게 놔두면 안되는 것일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나도 그렇게 전화벨이 울리게 놔두지 않지만 말입니다. 

 

'언젠가' 기쁜 사랑을... '엔젠가' 슬픈 사랑을... 그리고 자신의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때쯤... 아니면 그런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누군가에게서 전화를 받는 사람이 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통해 정윤과 단이, 명서와 미루에게서 일어나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절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며 같이 가슴 속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여러 감정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결국 사랑에 대한 희망적 낙관을 이야기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질문은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대답을 들어도 내가 너를 살아하고 있을 때 해야 한다.'라는 띠지의 글귀를 뒤로하며, 또다시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지 않을까, 전화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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