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시를 담은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 1>을 만나보았습니다. 형무소에서 옥사한 윤동주 시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인간의 영혼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전쟁이 보이지 않는 배경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배경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안에 감옥과 살인 사건이 있습니다. 한 명의 죄수와 한 명의 간수. 한 명의 시인과 한 명의 검열관이 있습니다. 한 명의 검열관 스기야마의 죽음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스기야마의 죽음. 그의 호주머니에는 시가 적혀있는 종잇조각이 발견됩니다. 종잇조각에 적혀있는 시는 물질적인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님을 검열관은 알고 있습니다. 말, 영혼, 언어 그리고 이에 포함되어 있는 자음과 모음들. 간수병 유이치로부터 형무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안내하는 문장을 만난 것 같습니다.  

 

 

 

간수병 유이치는 문장의 힘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시와 스기야마의 죽음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 그 범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살인 사건은 실마리는 종잇조각의 시에서 시작하여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보여주는 큰 그림으로 다가서는 것 같습니다. 스기야마의 죽음에는 시인의 세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스기야마를 죽음으로 이끄는 끈이 아니였나 싶기도 합니다. 2권으로 넘어가면 사실과 다른 숨겨진 진실에 좀 더 다가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쟁. 전쟁이 인간의 영혼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면, 시를 포함한 문학은 그 영원을 구원하는 역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전쟁이 총성을 울리는 물리적 전쟁이건, 총성이 없는 또다른 전쟁이건 말입니다. 똑같이 읽는다고 똑같이 쓸 수는 없는 것처럼,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똑같은 삶의 써내려갈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 1>을 읽는 동안 윤동주 시인의 시와 많은 문학 작품 속 명문장들을 함께 만나보았습니다. 소설을 읽는 즐거움과 시를 낭독하는 즐거움이 함께 어우러져 책을 놓기 싫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같이 시를 글자 그대로 읽고, 보는 사람에게 또다른 감각으로 시를 만나보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2권에서 어떤 방법으로 시를 만날 수 있는지 어서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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