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유리고코로>는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아니였습니다. 아니,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아무 동기 없이 살인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책 속의 책 네 권으로 읽으면서 옮긴이의 말처럼 '살인 얘기를 읽으며 인생과 사람에 대해 따뜻함과 희망을 느끼다니......' 라는 문장 그대로의 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것이 가능할까요? 가능한 것 같습니다. 최소한 나에게는 말입니다.

 

네 권의 책은 '살인 일기' 또는 '살인 보고서'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선을 애매하게 만드는 글은 권수가 더해가며 좀 더 논픽션에 가까워지고 있는듯 합니다. 특별한 비밀을 간직한 사람. 그녀는 자신의 책을 통해 '요리도코로(안식처)' 가 없는 아이임을 알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의사는 분명 '요리도코로(안식처)'라고 했으리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감각적인 안식처' 또는 '인식의 안식처' 혹은 '마음의 안식처'라는 게 이 아이에게는 없다고. 안경을 치올리며 웅얼웅얼 얘기했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았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참 이상하게도 잘못들은 셈입니다. - p. 48 

 

 

 

그런데 책을 읽고, 그 안의 네 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녀에게도 분명 '안식처'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건 나의 느낌일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안식처는 '당신'이라고 불리우는 남자입니다. 그녀에게 '당신'은 바로 '안식처'입니다. 이렇게 간단히 말하며, 글로 쓴다는 것이 좀처럼 편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복잡하지만, 단순한 그녀를 이렇게 간단하게 쓰는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독특한 전개 방식이 눈에 띄는 작품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어느정도 결론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작가의 배려인지 아니면 그 안의 또다른 트릭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너무 뻔한 결말에 가까이 다가서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살인과 사랑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로 담은 이 책 <유리고코로>는 어둡기 때문에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빛이 있기에 어둠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유리고코로> 내게 주는 이 문장이 오늘의 '책 속의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하, 그렇지. 제일 큰 짐은 소중한 사람들의 기억일지 모르지. 이것만은 버리려고 해도 버릴 수가 없지. 어디까지나 가지고 갈 수밖에 없지." - p. 323 ~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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