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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 1 ㅣ 줄리애나 배곳 디스토피아 3부작
줄리애나 배곳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다른 때보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어 재미있는 소설임에도 너무 오래 손에 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퓨어 1>은 대폭발 이후 모든 것이 사라진 지구에서 살아남은 두 부류의 생명체가 겪는 디스토피아 판타지 소설 입니다. 3부작으로 아직 2편과 3편을 만나보아야겠지만, 과연 '희망'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니 그렇기에 희망이 있었야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무엇이 희망이고, 절망인지 알기 위해서는 '돔'에 대한 진실과 대폭발과 관련된 것들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돔'은 폭발과 바이러스의 공격, 환경 재앙에도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곳입니다. 선택받은자 혹은 스스로 선택한 자 또는 '돔'에 사는 사람들을 '퓨어'라고 합니다. 그에 반해 '돔' 바깥에서의 살아가는 자들은 '천민'으로 불리우며, 희망이 무엇인지 조차 기억하기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돔'에서는 코딩이라는 시술을 받습니다. 진화의 과정일까요? 아니면 진화 속에 가려진 진실의 한 부분일까요? 이 코딩에 대한 진실은 직접적 설명보다는 후반으로 가면서 간접적인 접근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돔' 바깥의 돌연변이와 인간과 동물과 땅과 사물 간에 혼합체의 과정은 대폭발로 인한 생명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듯 합니다.
독자들은 '돔'에 있던 한 소년 과 '돔' 밖의 한 소녀의 만남에서 희망 혹은 진실을 함께 찾아 나설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그것이 희망이거나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작은 희망마저 꺼져버리는 것은 아닌가 두근 거리기까지 합니다. 그 희망, 진실이 어쩌면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새장의 비유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브래드 웰이 말했다.
"이 새장 안에 뭐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건 사라졌네."
"오히려 더 잘된 걸 수도 있지. 풀려났으니까. 자유롭게."
"그럴까?"
이야기를 나누면서 패트리지는 어느 쪽이 더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새장 안에 남을 것인가, 새장 밖 세상으로 나올 것인가? 이것은 그 역시 풀어야 할 숙제였다. 마음 한편에 '돔'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조금은 남아 있지 않을까? - p. 341 ~342 |
<퓨어 1>을 읽고서 책장을 덮은 후 앞표지를 보니 '퓨어', '새', '새장', '나비' 그리고 '돌연변이' 라는 단어들이 지나갑니다. 대폭발 이후 그들이 말하는 진실이, 그들이 찾고자 하는 희망과 진실의 서막이 열리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