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테의 비밀서적
프란체스코 피오레티 지음, 주효숙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5월
평점 :
<단테의 비밀서적>은 14세기 이탈리아와 유럽을 배경으로 실제 사건과 가상의 인물의 조화로 구성된 추리 소설입니다. 단테의 <신곡>에 담긴 수수께끼와 같은 내용을 하나, 둘 풀어가며 들려주는 내용으로 그 속에 감추어진 3행 11음절의 비밀이 범위가 너무나 광범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테의 <신곡>은 연옥편과 지옥편 그리고 천국편이 각각 33곡과 서언에 해당하는 곡을 합쳐 100편의 곡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천국편의 20편을 끝으로 중단됐는데, 이는 단테의 죽음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달리, 위대한 시인의 딸 베아트리체 수녀와 루카 출신 조반니는 이와 다른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천국편 13편의 행방과 비밀을 추적합니다.
피에트로의 말로는, 연옥편과 지옥편처럼 천국편의 마지막 곡이 33곡이어야만 한다는구나. 서언에 해당하는 곡을 합해서 100편의 곡이어야 한다고......" - p. 57 |
<신곡>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하나, 둘 찾습니다. 이 기초적인 단서를 확장하면 <신곡>의 핵심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 개의 11음절. 알수없는 수수께끼에서 찾아가는 재미는 읽는 독자들을 게임을 하게 만드는듯합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게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수수께끼는 단테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듯 합니다. 그 안에 메세지를 이제 그들과 함께 찾아나섭니다.
LLLV = 1 - 5 - 5 지옥
DXV = 5 - 1 - 5 연옥
DLI = 5 - 5 - 1 천국 - p. 173
왜 단테는 자신의 <신곡> 속에 그렇게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감추어야만 했을까? 그리고 이 모든게 그의 죽음과 무슨 관련이 있었을까? - p. 175 |
위의 단서들을 시작으로 <신곡>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비밀이 서서히 밝혀집니다. 주인공들의 활약과 다르게 이 책을 읽는 본인은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그들의 활약을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숫자의 풀이까지는 그래도 읽고 이해할만한데 그것을 바탕으로한 문장의 풀이에서는 이해의 접근이 거리감을 넘어 낙제 수준인듯합니다. 또한, 문장 형태가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과 문체가 사뭇 달라 더욱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나와같은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해설과 '한국어판에 대한 짧은 글'을 달아주었습니다. 이 부분으로 생각의 정리가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설과 허구의 만남. 그 즐거움과 이해의 부족 혹은 한계의 아쉬움이 함께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단테의 죽음에 어떤 음모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그 수수께끼가 궁금하다면 지금 만나보아도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