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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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알레프>를 만나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없는 내게는 몽환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종교를 떠나 '환생'이라는 영역안에서 나를 찾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알레프>는 '환생'을 통해 생의 시작과 죽음이 결코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닌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설을 떠오르게 합니다. 책에서 주인공은 유럽와 이프리카를 거쳐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9288킬로미터의 자신이 무엇인가 찾고자 하는 개인적인 여행을 떠납니다. 쉰아홉 살의 주인공과 스물한 살의 운명적 여인을 통해 '알레프'와 '영혼' 그리고 '환생' 이야기를 함께해 봅니다.  

 

과거와 미래는 우리의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마스터 J를 통해 '영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영원에서 구원이라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게서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용서를 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통용되는 언어적 용기 그 이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약속된 곳으로 가는 주인공에게는 약속 혹은 예정된 행로가 준비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입니다. 멈춰있는 자신의 영혼을 달래거나 혹은 그 무엇이 나를 여기에 멈춰 세웠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합니다. 구하고자 하는 것을 얻기위한 행로를 함께 떠나봅니다.

 



  나는 이 여인의 호의를 믿는다. 그녀는 진심으로 힐랄을, 그리고 우리 모두를 돕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러나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그래서 더이상 진전이 없어요."라는 바로 그 말이 내 마음속에 울린다. 나도 같은 이유로 여기 와 있기 때문이다. - p. 144

 

 "나도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당신을 용서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 p. 303


 

선인들의 옳은 말씀 중에는 경우에 따라 내게 너무나 다가오거나 현실적으로 맞는 내용과 함께 그렇지 못한 내용도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가 아래의 문장을 만났을 때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생각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 경험하는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이 책 속에서는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물음표가 수시로 던져지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경험하는 것이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아시아를 횡단하고 산티아고의 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 - p. 99 


 

이 책은 시적인 표현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눈물은 영혼이 흘리는 피 - p. 117'라든가, '글이란 종이 위에 풀어놓은 인생 - p.130'이라는 표현뿐만 아니라 '영원'을 이야기 하는 이 책에서는 표현 방식이 애둘러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나 처럼 표현력이 부족한 사람은 한참을 그 문장들에 머물러 생각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삶과 생, 우정의 불, 짧고 긴 문장들...

 

현재에 있는 내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담을 수 있는 존재라면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며,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것과 살아가고 있는 것의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과거와 현재 아니면 지난 것과 이루어지고 있는 것? 그렇지만 저자는 자신의 모든 것이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니오. 나는 현재에 있어요. 지금 나는 나였던 그 작은 소년입니다. 나는 언제까지나 그 작은 소년이지요. 우리 모두는 우리였고 또 앞으로도 우리일 어린아이이자 어른이자 노인이지요. 나는 기억하는 것이 아니오. 나는 그 시간을 다시 살고 있는 겁니다." - p. 343


 

'영혼'과 '환생'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을까요? 아니면 모두가 꿈꾸고 있지만 꿈이 아닌 또다른 세상일까요? 스물한 살 힐랄의 지나치게 거친 행동과 대화는 내가 지금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러한 것이 단순히 꿈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것을 물리치게 만듭니다.

 



  "거짓말이에요. 생은 한낱 꿈이에요. 죽음에 이르러서야 깨어나는 꿈.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흘러가요. 나는 음악가고 늘 음표의 시간을 다뤄요.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면 음악은 존재하지 않아요." - p. 381 ~ 382 


 

이 책을 읽은 후에도 정확히 알레프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냥 '그래, 그런 것이 알레프 일꺼야!'라고만 생각이 듭니다. 아니 어쩌면 살아가는 동안 수없는 알레프를 지나쳐 갔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걸 내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알레프에 있다. 모든 것이 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지점 - p. 115

 

 "당신도 보았듯이 알레프를 설명할 방법은 없어요. 하지만 마법 전승에 따르면 알레프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현재든 과거든,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다른 모든 지점을 아우르는 우주 속의 한 지점이에요.  - p.149


 

 

'꿈꾸는 이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다' 라는 문장이 이 책을 말하고자 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나 많이 길들여져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전하고 평범함을 위해 그 꿈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꿈꾸었던 때가 언제였나 싶습니다.

 

길들여지지 않는 꿈을 위해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고 싶습니다. 현실에서 혹은 다른 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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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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