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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브러시, 오래된 사진
와루 글 그림 / 걸리버 / 2011년 7월
품절
글과 사진이 있는 책 아니 글과 사진이라고 말하는 그림이 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서른 일곱 장의 사진과 함께한 그림들 그리고 여덟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 <스마일 브러시 오래된 사진>을 보았습니다.
이 책을 만나면서 마지막으로 사진 앨범을 들쳐 보았던 때가 언제였나 생각해 보았지만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앨범에 사진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항상 들고 다니는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며 파일로 컴퓨터의 한 폴더에서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20대초 SLR을 사용했을 때에는 인화한 사진을 차곡차곡 앨범에 정리했었는데 편리한 세상에서 만나는 장치와의 만남으로 인해 인화라고 하는 단계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DSLR이 생긴 이후로 가끔 인화도 하지만 앨범에 정리까지는 하지 않고 필요한 사진만 인화하고 걸어두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서 묻어나는 이야기를 그림과 짧지만 가슴찡한 글로 보여주는 저자에게서 오래된 사진을 다시 꺼내보게 만드는 힘을 느낍니다. 이 책에서 많은 이야기에 공감하지만 그 중에서도 두 가지 이야기에서는 더 많이 웃고, 짠한 감동으로 가슴 한구석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많은 작가들이 이미 이야기 했던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일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 번째 사진. 짝사랑' 대해서는 지금과 많이 달랐던 지난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조용한 반전의 대화는 학창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의 사진은 오래된 추억을 통해 우정을 새삼 느끼게 만듭니다.
나의 아버지 세대 아니 이 시대 아버지들도 마찮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나 엮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물네 번째 사진. 아버지'를 보며 가슴 한 곳이 먹먹해집니다.
아버지를.. 그리고 어머니를 재이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은 내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 p. 193
저자는 책 마무리에 번외편. 이라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자신이 왜 머리에 신경쓰지 않게되었는에 대해 들려주는데 아마도 누구나 저자의 그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니여도 그 분들의 빈 자리가 얼마나 큰 것이였는지는 함께 있을 때 잘 모르거나 알아도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이렇게 비하인드 스토리로 남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일은 부모님 댁에 방문하여 앨범을 펼쳐보아야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오래된 사진 속에서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까요?
오래된 사진 속에는 추억만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추억만 넣어두기에는 그 사진이 너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추억이라는 단어 이외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붙여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