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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모으는 사람 한영 세트 - 전2권
모니카 페트 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황선애 외 옮김 / 풀빛 / 2011년 8월
<생각을 모으는 사람 : The Collector of Thoughts>은 독일 작가 '모니카 페트'의 글과 '안토니 보라틴스키'의 그림으로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한없이 펼칠 수 있는 그림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글판과 영어판을 함께 만나면서 한글과 영어 표현의 유사성과 차이점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남다른 걸음걸이와 구부정한 자세로 지나가는 괴상한 아저씨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질질 끄는 무거운 걸음 소리로 걷고 있습니다. 외투가 단 한 벌 뿐인가 봅니다. 베레모를 눌러 쓰고 불룩한 배낭을 메고 지나갑니다. 구체적인 아저씨에 대한 표현은 관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름부터 괴상한 아저씨가 여기 있습니다. 그 아저씨의 이름을 한번 생각해 봅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부루퉁' 이라고 합니다. 아저씨의 이름보다 더 재미난 것이 있는데 한번 같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각을 모은다' 라는 생각을 아이들은 쉽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저씨는 모든 생각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모읍니다. 예쁘고, 밉고, 즐겁고, 슬프고, 슬기롭고, 어리석고, 시끄럽고, 조용하고, 길고, 짧고 그리고 그 외에 많은 생각들을 모읍니다. 생각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 생각들을 휘파람으로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마법처럼 말입니다. 너무도 다양한 생각들을...
생각들에게도 무게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될 것 같은가요? 무게가 있으니 배낭 가득차게 되면 꽤 무겁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가득찬 배낭을 작업실의 큰 보자기 위에 붓습니다. 부르퉁 아저씨는 생각을 모으는 것 뿐만 아니라 정리하는 것에도 대단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듯 합니다. 한글판에서는 기역, 니은, 디귿 순으로 영어판에서는 A, B, C 부터 Z까지의 생각들을 아주 조심성있게 정리합니다. 아마 그 누구도 부르퉁 아저씨와 같다면 모두가 조심스럽게 정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리가 끝나면 또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시간의 여유를 가진 후 선반에서 대바구니로 그리고 화단의 흙 속으로 생각을 옮겨집니다.
다음날 아침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놀라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어떤 일을 만나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일은 또다른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것이 '생각의 변화'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생각이 또다른 생각을 낳는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생각들이 내 주위에 그리고 우리 주위에 항상 있을 것 입니다.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요?
생각을 모을 때의 비밀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비밀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생각을 모으는 사람들은 어느 도시에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일을 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바로 나 혹은 당신 일수도 있고,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영문판에는 본문이 끝나면 4페이지에 걸쳐 '생각 보카브러리'가 있습니다. 본문에서 만나는 단어를 사전을 옆에 두고 읽어나가도 좋지만 일단 모두 읽고 모르는 단어를 가볍게 만나볼 수도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함께 포함된 CD로 원어민 발음으로 들을수도 있어 몇 번이고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들에게는 CD로 듣게 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거나 기타 사정으로 직접 읽어주기 힘든 분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상상력을 어디까지 펼칠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상상력을 강요하지 않아도 그 세계에 이미 함께하고 있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이렇게 책의 도움으로 아이의 세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마 나도 어렸을 때는 이런 생각들을 했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읽어가며 나도 아이들의 세계에 빠지는 그런 날이 바로 행복한 세계로 다가가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