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이 담고 있는 조정래 님의 소설 <비탈진 음지>가 <황토>에 이어 중편에서 장편으로 개작이 되었습니다. '무작정 상경 1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시대는 바뀌고 국민 소득이 증가했어도 그늘진 음지의 도시 빈민들의 심각한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는 이시대 아픔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중편에서 장편으로 바뀐만큼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들의 음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알 가아씨요. 카알 가아씨요."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내가 어렸을 때 들어보았던 "칼 갈아요"와 매우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을수도 있고, 좀 더 시대적으로 앞서기 때문에 더한 깊이가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나의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그렇게 목청 외치며 생활 터전을 가꾸는 분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인공 복천 영감의 서울 상경으로 벌어지는 서울의 몰인정과 매정함이 묻어나는 이 책은 그들이 음지에서 양지로의 전환이 더욱 쉽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타지에서 만나는 고향 사람들과의 조우는 메마른 땅에 뿌려주는 비와 같은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연탄가스, 판잣집, 리어카 등의 단어들은 옛 추억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도 이러한 단어들을 생활과 연계해서 사용하고 있는 분들이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비탈진 음지>의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한 번씩 만나는 내용 중에 점심을 굶는 친구들의 이야기와 최근 무상급식에 대해 편가르기 등의 이야기 그리고 아직도 연탄으로 난방과 취사를 해결하는 사람들 모두 이 이야기와 동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저자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깐 잊었거나 모르고 있는 우리들에게 조금만 옆으로 시선을 돌리면 함께 가야할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많음을 알고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추억으로 생각하기에는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 받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비탈진 음지>를 읽을 필요가 없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합니다.' 라고 했던 것처럼 이 한 사람도 소망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