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골든슬럼버>를 통해 알게 된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신작 <마리아비틀 ; 킬러들의 광시곡>은 시속 2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신칸센 열차에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위험한 인물들이 모이면서 발생하는 빠른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신칸센에 올라타 그들의 목적지로 함께 떠나는 여행을 느끼도록 선사하고 있는듯 합니다.

 

도쿄에서 모리오카로 향하는 신칸센 고속열차를 무대로 서로다른 임무와 목적을 가진 개성 가득한 인물들의 한정 된 공간 구성은 저자만의 치밀한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독특한 캐릭터들으로 한정된 장소에서의 이야기를 최상의 작품으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전직 킬러이자 조금은 무능한 알코올 중독자 기무라와 도대체 어디서 그러한 악마의 근성이 나오는지 모를 중학생 왕자 그리고 머피의 법칙을 몰고다니는 불운아 나나오, 과일로 표현되는 이들의 정체는 진정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밀감과 레몬의 구성은 <마리아비틀>이 왜, '킬러들의 광시곡'인지를 만나게 해 줍니다.


 



 

 

이 책 <마리아비틀>은 흥미로운 전개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접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문학작품에서의 인간적인 갈등을 비롯하여 철학, 사회학 그리고 심리학과 과학적인 접근 등은 한 권의 책이지만 다양한 장르를 만나볼 수 있는 저자만의 독특한 접근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가 만들어 낸 '왕자'는 분명 <어린 왕자>와는 다릅니다.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과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몸에 일부가 되어버린 지식과 판단능력, 침착성 그리고 악마적 근성은 혀를 내두르게 만듭니다. '어쩌면 이렇게 차분하고 지독할수가 있을까?'라는 생각과 왕자의 행운이 불운으로 전환되는 그 시점을 보고 싶고, 그 전환이 빨리 다가오기를 기대하면서 책을 읽어나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때 깨달았어. 누군가가 원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그걸 가지고 있으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걸." - p.133

 



 

 

 

 

 

 

 

 

 

 

열 네살 중학생의 천진난만함을 가장한 왕자는 결코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는 악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무력감의 산실인 기무라는 책을 덮는 순간 그의 끈질긴 삶의 대한 열정은 지금까지 보았던 무력감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고, 또다른 기무라의 전개는 '반전'이라는 한 단어로는 분명 부족함을 느낄 정도로 깔끔하면서도 정리된 저자의 솜씨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책은 누가 주인공일까요? 기무라, 왕자 그리고 나나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왕자를 만나면서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답하지 못하거나 일반적인 대답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에게 만약 왕자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식상은 답변을 늘어놓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또다르게 생각하면 어린 녀석이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 시기에 나에게 묻는 질문과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 묻는 질문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588페이지라고 하는 상당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뿌려지는 이야기의 구성은 결코 분량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그 이상의 깊이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 내게 정말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별점을 주고 싶은 작품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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