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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사회문화사 -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ㅣ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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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사회문화사>는 저자 강준만의 '한국 사회문화 시리즈' 중 <룸살롱 공화국>에 이은 열 권째 책 입니다. 대한민국의 사회의 모든 역사적 기록을 남기겠다는 저자의 뜻이 담긴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저자의 책을 만나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선 내가 책을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이였고, 책을 조금 가까이 하고서는 조금 쉬운 책부터 만나보았기 때문이였습니다. 지난 1월말 저자의 <미국사 산책>을 통해 저자의 책이 학생 때 느꼈던 역사적 관점이나 책에 대한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 저자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담배'에 관한 책 입니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을 청하기 전까지 과거에 비해 담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에서 혹은 건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담배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神)과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호품이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마약보다 더한 혹은 참을 수 없는 악의 근원이 되는 것이 담배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흡연자의 권리도 분명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권리에 있어 인류라고 하는 우리 모두에게 건설적인 방향이 무엇인지 모색해 보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담배의 '구조적 폭력'이 전 인류에 확산된 역사는 400년이 조금 넘는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에 비하면 결코 길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그 힘은 과히 무시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616년 광해군 시절 일본을 거쳐 들어와 5년도 되지 않아 대중들에게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1883부터 1884년 연초 제조소와 판매소가 설립되고, 국내 첫 궐련 담배인 '이글'이 1905년 생산되는 시점과 함께 주변국의 담배를 통한 사회 접근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1945년 9월 해방을 기념하여 우리 기술진이 최초로 제조해 발매한 '승리'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 어른들에 듣던 화랑, 건설, 아리랑 등의 역사 속의 담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부터 1960년대까지의 담배의 역사와 국고를 채우는 하나의 방법이 되어버린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고, 7~80년대 양담배와의 전쟁이라는 주제로 미군의 PX와 사제 담배를 통해 전해진 담배의 사회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1981년까지 연평균 55%씩 늘어났었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담배 사랑 혹은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와 양담배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시대를 앞서간 다양한 방식의 접근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마켓팅이나 영업 접근 방법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1994년 담배는 인류의 적으로 간주한 '세계 금연의 날'의 취지와 담배의 위험성을 볼 수 있는 1995년 12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고서는 '흡연자가 니코틴을 몸속으로 전달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며 니코틴은 코카인, 모르핀, 키닌 또는 아트로핀 같은 마약과 구조가 비슷한 화학물질' 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독성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폭로는 사회적 이슈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흡연권'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기업부터 수많은 회사와 회사 건물에서 금연을 강조하고 있고, 이에따른 이익과 불이익이 나뉘어 흡연자들의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반대로 비흡연자의 권리를 이제야 찾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담배를 통해 돈을 버는 곳은 담배 회사나 재배자가 아닌 세금을 거둬들이는 정부라고 합니다. 아마도 세금의 폭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담배 회사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조금 무리수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세금이 많다고 해도 결국 공기업이던 사기업이던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지나간 인류 역사 속에 남겨둘 수 없다면 미래를 바라보고 어떻게 담배의 역사를 써 나아갈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전체적인 흡연자는 줄고 있지만, 여성 흡연자와 미성년자의 흡연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 책과 매스컴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당장 바꾸거나 막을수는 없겠지만, 흡연자나 비흡연자가 인류라는 이름으로 더욱 행복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거나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비흡연자 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담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까지 싫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사회적 이슈로 점점 크게 자리잡고 있는 담배에 대해 건강과 기호품 그리고 공존이라는 주제에 맞는 길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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