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절판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는 최인호 작가의 신간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만났습니다. 항암치료와 작가의 소설에 대한 열망을 '작가의 말'을 통해 기존 자신의 작품과는 차별화 됨을 예고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사흘 동안의 만화 혹은 공상영화 같은 일상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책에서 보여주는 사흘은 컴퓨터 게임 중 스토리가 있는 롤플레잉 게임(RPG)의 한 파트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최근에 보았던 영화 <소스코드>과 <평행이론>에서 볼 수 있었던 다른 우주 혹은 다른 시대 아니 다른 차원에서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의 책을 만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서로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르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 으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아니 사흘 간의 게임은 시작하는 것 입니다. 이제부터 나는 K 입니다. 자명종 소리와 함께 K의 불편한 아침이 시작되고 사흘의 첫 번째 퀘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와 다른 것들은 하나, 둘 K에게 다가옵니다. 분명 어제의 K의 주변이 아닙니다.

저자는 하나의 힌트 혹은 속임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섀도 박스(Shadow Box)' 그것은 K로 하여금 의심을 품게 만들고 그 의심은 또다른 의심으로 전위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의심은 두 번째 힌ㅌ 이자 속임수인 '뫼비우스의 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구 혹은 우주의 커다란 모비우스의 띠에서 거니는 한 생명체 K는 끝없는 의심으로 토요일부터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책장을 덮은 그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세 번째 힌트이자 속임수는 '도플갱어'로 K는 K1과 K2로 그리고 다시 K로 다가옵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지 몰라도 내게는 이러한 생각들이 많아던 것 같아서인지 재미나기도 하고 조금은 유치(?)하기도 하였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누가 그런 생각을 하던 모두가 생각을 하던 글로 표현해서 독자가 판단하게 한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깊이 있게 생각하면 너무나 복잡한 세상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쉽고 편하게 생각하면 그냥 쉽고 재미난 만화책 한 권을 읽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문학의 숲으로 한 발 더 다가서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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