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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 ㅣ 생각하는 숲 3
셸 실버스타인 지음, 이재명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구판절판
생각하는 숲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는 두 번째 이야기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과 함께 읽고 생각의 숲을 만끽하게 만드는 '쉘 실버스타인'의 그림책 입니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서로를 찾아 나서는 떨어진 한쪽과 이 빠진 동그라미는 어쩌면 부모와 자식 혹은 남과 녀의 관계를 생각할 수도 있고 국가와 국민의 관계 혹은 국가와 국가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듯 합니다.
한 조각, 홀로 떨어져 있는 한 조각은 외롭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모든 것을 해 나가야하고, 해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함께 어울릴만한 큰 동그라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그림책을 함께하는 독자를 생각의 숲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내게 맞았다고 생각한 누군가도 만나지만 굴러가지 못하는 것은 나의 다른 한쪽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는 큰 동그라미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또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다시 만나고 떨어진 한쪽인 나는 세상에 태어나면서 뚝 덜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나의 큰 동그라미를 만나지 못했을 뿐입니다.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과 떨어진 한쪽은 어쩌면 너무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여지는 모습은 다를지 모르지만 그 과정은 자연의 순환고리와 일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떨어진 한쪽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내가 성장하고 나이를 먹고 사회에 진출하듯 떨어진 한쪽도 성장하여 자신이 꼭 맞는 큰 동그라미가 다시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변화를 가져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큰 동그라미를 만났습니다. 혼자 굴러갈 수 없다는 떨어진 한쪽의 말에 "노력은 해 봤니?"라고 말하는 큰 동그라미의 한 마디가 어린이들과 시도해 보지 않고 포기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아차!'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혼자가 된 다는 것. 그것은 성장의 고통과 함께 따라오는 성장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떨어진 한쪽은 천천히 그러나 포지하지 않고 기우뚱, 털썩거리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조금씩 조금씩 그러면서 모난 부분은 없어지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데굴데굴 구르는 동그라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 세상 어디도 나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굴데굴 굴러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그림을 보고 글을 읽다보면 정말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간단한 그림과 짧은 글 속에 세상을 담아놓은 것이 나이를 떠나 그림책을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생각의 숲에서 머무르다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