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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심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소설을 읽고 나에게 전화하고 싶어했으면 좋겠다는 소설가 '심오'님의 신작 <비하인드>를 만났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 두번쯤 아니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매일같이 만나는 직장내 일상을 그려넣었다고 생각합니다. 박힌 돌과 굴러 온 돌의 한 부서내에서 주인공 김준희 대리의 변화를 통해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비하인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띠지를 통해 '보드카보다 독한 상사에 맞서다!'와 ''빽'으로 온 자, '빽'으로 망하리라!'를 보면서 조금 자극적(?)이거나 아니면 기업문화의 깊이 있는 해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게 심각하게 다가서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직장에서의 생활 이상의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까지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로열패밀리라는 낙하산의 개념 혹은 인사에 대해 무엇인지 직접 느끼기에 무언가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1부와 2부를 책 한 권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39층짜리 SY 빌딩의 25층에 소재한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어렸을 때부터 회사원을 꿈꿔 온 김준희. 단지 회사원이 꿈이였다면 그 꿈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지만, 회사 생활이라고 하는 조직의 한 분야에서 모두가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이야기에서든 러브라인은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그 러브라인은 있습니다. 물론 아주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과 내가 바라보는 아름다운 것 사이에서 내 자신을 찾지 못하는 것은 러브라인 구도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구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보드카보다 독한 상사' 한, 두번 모시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한 해, 두 해 직장 생활을 해가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물론 그 풀어나가는 것도 직장 생활의 하나라고는 하지만 '최 국장'이 말한 것처럼 '인생이 그렇게 잔인한 거다'라는 말에서 회사 생활의 경쟁의 연속에서 얻는 스트레스를 이야기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십오 년 동안 매일 스트레스 받고, 술 퍼마시고, 긴장하고, 밤새우고, 줄담배 피우고, 그러다 보니까..... 괜찮으면 이상한 거지. 김대리도 조심해. 직장이 돈을 주지. 하지만 병도 줘. 몸 여기저기가 매년 더 나빠져.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 때문에 아옹다옹하는 동안 정작 중요한 건 다 사라져. 사라지고 나서야 그 많은 걸 내가 갖고 있었구나 꺠닫게 돼. 인생이 그렇게 잔인한 거다." - p. 1부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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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책을 통해 나와같이 대리만족을 하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요? 물론 오히려 더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로 더욱 씁쓸한 경험을 얻기도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현실과 가까울수록 마음저리는 동지애를 느끼는 것은 비슷한 사람끼리의 위안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 대리는 점차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와 상사로 인해 진심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아니 더이상 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이 책은 해피엔딩에 가까운 결말을 맞이합니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 책이 소설이기는 하지만 회사 생활에 대해 그냥 웃을 수만은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 진리라면, 나는 조 부장, 이 차장과 함께 의외로 가장 강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었다. 다소 치졸하고 처절했지만 로열패밀리라는 강적을 물리쳐 어릴 때의 내 소박했던 꿈을 지켜냈고, 나름대로 B 사의 무너진 정의를 지켜냈으며, 그 와중에 나만을 사랑해주는 꿈의 집을 함께 만들어 갈 남자까지 알아보았으니까. - p. 2부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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