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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사랑을 이용하지 마라 - 부모가 알아야 할 조건 없는 양육법
알피 콘 지음, 김설아 옮김 / 우리가 / 2010년 11월
평점 :
자녀교육에 관한 양육서 한 권을 접했다. 바로 <자녀 교육, 사랑을 이용하지 마라> 제목이 도발적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나름 부모로서 양육서를 다양하게 접했다고 생각했던 나는 양육의 바닥을 들어내는 자녀교육에 관한 지식과 이성적 판단에 제대로 된 일격을 당한듯 한 느낌이 들었다. 제목만 도발적인 것이 아니다. 아니 제목은 그나마 얌전한(?) 수준의 제목을 취하고 있었다.
이 책 <자녀 교육, 사랑을 이용하지 마라>는 뒷표지의 타이틀 처럼 "아이에게 필요한 것으 무엇이며, 부모는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라는 생각에서 접근한다면 지금까지의 양육서와 이 책의 차이를 느낄 수 있고 조금은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인성, 교육, 사랑, 훈육 등등... 수많은 단어들과 함께 정말 지금까지 접했던 책에서 배운 것과 몸에 배어있는 것 그리고 알게 모르게 타인으로부터 얻은 얕은 지식으로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나만의 생각으로 그것이 사랑인양 아이에게 교육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로서 내가 요구하는 것이 항상 정당했으며, 부모의 권위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함을 항상 염두해 두지 않았나 생각도 해본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내 의도로 아이를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장은 부모 혹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행사자의 말을 듣지만 아이가 커서는 그 행사자가 바뀐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지금 내가 행하고 있는 양육방식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너무나 많은 부분이 서툴렀거나 혹은 나만의 생각이였음을 더 늦지 않고 알 수 있고 바꿀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행동에는 분명 이유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행동에 대한 생각이 지금까지의 책과 이 책의 차이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이 책에서 중요시 여기는 초점이라고 생각한다.
조건없는 양육법은 아이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아이가 우리의 사랑에서 잘못된 교훈을 받는다거나, 발각될 위험만 없다면 항상 나쁜 행동을 하고자 한다는 가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 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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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훈육을 하며 가르쳤던 것이 아이가 정작 받아들이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기준으로 나는 가르치지만 아이의 기준으로 아이는 그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이것은 과연 가르친 것인가? 아니면 가르쳤다고 보아야 하는 것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가 받아들였을 때에야 비로서 그 훈육은 가르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의 시선으로 관점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를 포함한 많은 부모들이 훈육을 하는 방법중에 '타임아웃'을 사용했을 것이다. '타임아웃' 등 기존 방법을 사용해봤기에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타임아웃'이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아이를 통제하는 한 방법으로 사용했음은 물론 '조건적 양육'의 하나며 실험실 동물을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거의 반세기 전에 개발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동물 훈련 방법을 우리 아이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좋은 훈육이라며 가르쳤다는 것이 소름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핵심은 '통제'를 기반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수많은 책들도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방법을 보면 훈육 앞에 조건적 사랑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하며, 자아를 깨닫고 발달시키고 긍정의 힘을 키우는 것도 맞지만 정작 그 칭찬이 아무리 적절하였다고 하여도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많은 부모들이 칭찬과 함께 조건 없는 사랑을 끝없이 주리라 생각한다. 내가 하지 못했다고 해서 다른 부모들이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책의 내용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글로 이 책이 오해 아닌 오해를 받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칭찬을 할 때는 그 이유를 명확히 하라고 기존 양육서들은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 64~65 페이지를 살펴보면 저자의 강의에서 전달해준 이야기이다. '이달의 학생이 된 /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 라고 두줄로 쓰여있는 스티커를 받아온 엄마는 스티커의 반을 잘라내고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라는글자만 차에 붙였다고 한다. 이것이 조건 없는 사랑이고 아이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을 지나가며 몇일 전 아이가 시험을 치룬 것에 대해 나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에게 나는 어떤 신뢰를 주었는지, 조건 없이 아이를 사랑한 것인지 그냥 생각으로는 조건없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실은 나도 모르게 또다른 이면이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부모로서 우리가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지금까지의 생각과 함께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그냥 받아들이고 묻어버리지 않고 사랑으로 되돌려 주어야 할 것이다.
귄위주의적인 양육은 아이를 화나게 할 뿐 아니라 그 화를 다른사람에게 돌리는 방법까지도 가르친다. - p. 93
부모가 아이의 삶을 통제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가 아는 삶과 부모가 모르는 또 다른 삶을 산다. - p.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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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부 잘하는 아이를 원했던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진정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부모로서 그 무엇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겠다. 착하고 공부 잘하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것인지 부모인 나를 위한 것인지 살펴 보아야 할 대목 인 것 같다. 제 7 장 '조건 없는 양육의 13가지 원칙'을 가까이 두고 다시금 찾아보고자 한다. 타이틀만을 가지고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함을 느낀다. 그 안의 내용을 직접 접해보지 않는다면 타이틀은 단지 단어와 문장으로만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제 7 장 '조건 없는 양육의 13가지 원칙'
1. 반성하라
2. 자신의 요구를 재고하라
3.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라
4. 관계를 우선시하라
5. 행동이 아닌 시각을 바꾸어라
6. 존중하라
7. 진실하라
8. 적게 말하고 많이 질문하라
9. 아이의 나이를 잊지마라
10. 아이에게는 나름 분명한 동기가 있다고 생각하라
11. 불필요한 반대를 고집하지 마라
12. 융통성 없는 사람이 되지 마라
13. 서두르지 마라
가장 나쁜 질문은 아이에게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이미 정답을 마련해두고 당신이 생각하는 답을 추측해 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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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결론이자 핵심은 '조건 없는 사랑'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님들이 하신 말씀 중에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알게 된다.' 한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 자리에 가고 나면 과거의 옛자리는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아이들의 세상을 다 안다고 하지만 어쩌면 보이는 단적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부모가 아는 삶'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부모가 모르는 삶'에 조금 더 다가서면 아이가 진정 바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를 진정 조건 없는 사랑으로 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