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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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서부 개척시대에 대한 약간의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미국의 역사는 영국으로부터 할양 받거나 프랑스로부터 매입하는 방식으로 동부로부터 중부까지 영토를 확장합니다. 1840년대 말까지 멕시코 전쟁을 거치면서 서부 캘리포니아 지대까지 확장해 지금의 미국 영토 대부분을 확보하기에 이릅니다.



가장 마지막에 확장한 서부의 캘리포니아 지대 개발과 금광 발견이라는 골드러시가 맞물려 1850년대에 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서부로 서부로 새희망을 찾아 목숨을 건 대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른바 서부 개척시대의 서막입니다. 에이미 하먼의 <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은 바로 이 기간에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서부 개척 시대의 대이동 루트 중에서도 오리건 트레일이라고 지칭하는 이동로를 지나던 이주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리건 트레일은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부근에서 산 넘고 물 건너 스네이크강 등을 지나 포틀랜드가 있는 서부 끝의 오리건 주까지 이어지는 이동로입니다. 이전에는 올가미 사냥꾼이나 교역자, 선교사 등이 지나던 길이었다가 1840년대 골드러시에 금에 눈이 먼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서부 이주 메인 라인의 터를 닦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이주자와 목장주, 카우보이 등도 이 길을 이용했을 뿐 아니라 유타 지역에 정착한 몰몬 교도들도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은 이런 배경하에 미주리주 세인트 조지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주하며 벌어지는 일입니다. 특히 인디언과 백인 혼혈인 존 라우리와 백인 여성 나오미 메이 간의 사랑과 생존 투쟁을 눈부시게 그리고 있습니다.



쉽사리 집중하기 어려웠던 초반부를 지나고 나면 서부 개척 시대의 험난하고 척박한 환경 속으로 서서히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더 감정이입해 몰입하게 되고, 소설이 끝날 무렵 벅찬 감동과 먹먹한 감정에 고무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강렬하고 인상적이고 원초적인 이야기입니다.



미국 역사 소설이지만 어느 시대, 어떤 환경에도 인간의 생존과 사랑, 배신과 미움, 다툼과 화합은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 공감하기 쉬웠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겪는 극한 감정과 육체적 괴로움은 극적인 요소를 증폭시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슬로 스타터지만 갈수록 재미를 복리로 더해가는 폭발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에이미 하먼은 특유의 섬세함과 진지함으로 이 아슬아슬한 상황을 서술해 갑니다. 저자는 소설 속에서 미국인과 인디언 사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최대한 입장없이 전달하고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백인과 인디언 혼혈인 존 라우리를 소설의 중심인물로 설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존 라우리는 극적으로 다른 두 세력 사이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입니다. 존 라우리는 백인들에게도 인디언들에게도 "우리와 다른 존재"로 인식됩니다. 그렇기에 어디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습니다. 인디언들을 야만인이라며 쉽게 죽이는 백인들과 사람을 산 채로 가죽을 벗겨 죽이는 인디언들 사이에 누구 편도 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징적으로 그의 이름은 두 발 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두 세력 사이에 한 발씩 담그고 있는 형국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있는 존재기도 합니다. 지혜롭게 처신하면 양쪽 다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의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경계에 놓인 존 라우리는 백인들의 생활 기반에서 자라지만 원주민 종족과도 교류합니다. 양 민족들 간의 반목, 인디언 종족 간의 대결 속에서 결국 살아남고 상처와 고난을 이겨냅니다. 일행인 백인 동료 때문에 전 재산을 잃기도 하고, 원주민에 의해 가까운 사람을 잃고 빼앗기지만 결국 사랑하는 나오미 메이 만은 지켜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천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한탄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합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굉장히 큰 소설입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도 마냥 즐겁고 풍족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환경적인 위협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 다른 의미의 서부 개척시대 이주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갈 길을 잃고 떠도는 사람들도, 터전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려운 삶에 새로운 힘과 신선한 자극을 느끼고 싶으신 분이나 역사소설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 미국 서부 개척시대 이주민과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있으신 분들은 읽으시면 분명 대만족하실만한 너무 좋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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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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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라이프는 기본적으로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삶의 태도를 말합니다. 미니멀리즘 하면 이 책에도 소개된 일본 정리 정돈 전문가 곤도 마레의 <정리의 힘>이나 미니멀리즘의 고전 중 하나인 도미니크 로로 여사의 <심플하게 산다> 등이 생각납니다. 기존 책들이 비우고 버리고 정리한 후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인생 디톡스 같은 개념을 설파하는데 집중했다면 이미 미니멀리즘이 익숙한 지금 시점에 등장한 이 책 <심플 라이프>는 단순히 정리 정돈하는 것으로는 인생을 완성하는데 부족하다는 깨달음이 핵심입니다. 


이 책은 버리고 비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이 나의 삶을 붙잡고 무겁게 만드는지, 나를 지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깨달아 이것들과 작별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집안의 모든 것들을 버리고 정리하는 "Simple House", 나를 흔드는 주변의 관계를 정리하는 "Simple Story", 마지막으로 복잡하고 얽혀 있는 나의 감정, 마인드를 정리하는 "Simple Mind" 총 세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이 심플 라이프를 구축하는 문제를 총 10가지 챕터로 좀 더 세분화해 이해를 돕습니다. Simple House 파트에서는 옷 정리부터 시작해서 추억 정리, 심플한 스타일 정리, 단순한 방 정리, 각종 잡동사니 정리까지를 들고 있습니다. Simple Story 파트에서는 주변 친구 정리에서 사회적 관계 정리를 설명합니다. Simple Mind 파트가 이 책에서 주력으로 설명하고 힘주어 강조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파트에서는 하루하루 정리하고 규칙 세우기, 생각 정리하기, 감정 정리하기 등으로 나누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결국 이 모든 정리 행위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내가 행복하려면 나에게 집중해야 하고, 나에게 집중하려면 나를 번잡하게 만드는 인생의 80%는 버리고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나를 집중하려면 나에게 포커스 할 수 있도록 주변 피사체를 최대한 줄이고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드러나고 돋보이고 빛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미니멀리즘에 잠식되지 않고 자신만의 룰을 찾을 것을 강조합니다. 그 룰의 핵심은 거절의 미학이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나만의 룰을 만든다는 것은 취사선택을 스스로 한다는 의미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주어진 미니멀리즘의 원칙과 행동양식에 따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가치를 더하지 않거나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 것을 거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나에게 좋은 것,  충분한 것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선택의 기준은 배우고 성장하면서 계속 수정해 나가는 것이고 그 기준에 따라 삶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남이 만든 공식에 따르지 않고 나만의 방식을 만드는 것은 미니멀리즘을 내 삶에 적용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번잡한 삶에서 한 걸음 떨어져 나와 삶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이유는 심플한 라이프가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철학이자 태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과 노력을 해 나가는 이유는 결국 내가 내 인생을 주도하고 매 순간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 역시 이 과정에서 행복의 문제를 깊이 고민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심플 라이프를 통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 환경에서 스스로를 찾고 사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행복을 내면과 넘치는 자기애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면을 살피고 자기애를 가지려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태도를 마음 챙김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가 너무 정신이 없고 마음이 분주한데 집안에 물건들도 쌓여 있고 정리할 의욕도 생기지 않는 분들, 잘 살고 싶은데 늘 몸도 마음도 무겁고 피로해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를 꼭 읽으시면서 정신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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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8가지 일에만 집중하라 - 꿈을 현실로 만드는 실전 인생 법칙
양창정.왕샤오단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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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을 돌아볼 때 뭔가 대단한 목표나 훌륭한 계획은 없었지만 항상 성실히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엉뚱한 짓 안 하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도 없으며 누군가를 배신한 적도 없습니다. 항상 도우려 했고, 반목 보다는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했습니다. 항상 별일 없이 산다는 생각으로 살아오다가 인생의 쓴맛도 보고 위기를 겪으면서 어느새 예전같이 않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딱히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어서 늘 스스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중국의 코칭 전문가 양창정과 왕샤오단의 <인생에서 8가지 일에만 집중하라>는 책의 시작부터 인생이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는 정확한 꿈과 이를 실천한 계획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한편 꿈도 있고 계획도 있어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선택과 집중'을 못하고 너무 많은 일은 두서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무슨 깡인지 이 책은 독자들의 인생 계획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고, 이를 통해 깊이 있는 내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꿈을 발견해 인생을 계획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인생을 계획하게 되면 이제 이를 실천만 해내면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참 쉽습니다만 이 과정 하나하나가 어려운 일들입니다. 그렇기에 공언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습도 하도록 하고, 디테일한 중간 과정들까지 예시를 들며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세상에 좋은 성공 비결, 자기 계발서는 참 많습니다. 성공 비결을 배우기 위해 이미 출간되어 있는 좋은 책들을 읽으면 되겠습니다만, 이 책 <인생에서 8가지 일에만 집중하라>도 여타 출간된 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될 만큼 좋은 글이 가득한 책입니다. 훌륭한 인생 조언서 중 한 권으로 마인드 관리와 실용적 방법론 모든 면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시발점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8가지를 선택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8가지 안에 자신의 비전이나 이루고 싶은 바, 계획까지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8가지를 선정하는 과정의 첫걸음으로 '내가 누구인지, 진정한 나를 이해하는 것'이 꼽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 고쳐야 할 점, 지금까지 해 온 경험과 그 속에서 얻을 교훈 등을 깊이 생각해 보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나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편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 어떤 장면이 그려지는지를 써봅니다. 이렇게까지 하고 나면 약간의 기교가 필요합니다.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파슨스의 진로 결정 3단계라든가, 존 홀랜드의 6가지 직업 성격유형, MBTI, 애니어그램, 4-D 성격 테스트 등을 소개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해 보고 그 정의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인생을 살면서 꼭 해야 할 8가지를 도출해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8가지에 부합하는 일'만'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쁘고 한정적인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때 그 기준은 무조건 '이 8가지에 포함되느냐 아니냐'인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에 부합되는 일만 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배제하는 것입니다. 


일단 인생이 8가지 계획을 세웠다는 가정하에 이 책은 말미에 '초심을 잃지 말 것'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킬 것'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디어는 많고 바쁘게 일하는데 삶이 정리가 안되는 분들이나, 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어느 순간 열정이 식어 결과를 내지 못하고 고생만 하는 느낌이 드는 분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책에서 해보라고 하는 조언을 따라 보시기 바랍니다. 분명 인생에 변화가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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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 - 돈을 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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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지닌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돈에 대한 태도나 반응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양상이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은 이렇게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돈에 대한 다양한 심리 반응과 태도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입니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감탄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 '저우신위에'는 중국 절강대학교 경영학 교수입니다. 오랜 기간 돈과 인간의 관계를 연구해왔고 해외 유명 매체에 연구 성과가 기고되는 분이라고 합니다. 돈 때문에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분석해왔고, 그 현상 뒤에 숨은 인간의 마음을 끄집어 내는데 특화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돈 뒤에는 인간이 숨어있기 때문에 결국 돈의 심리학을 안다는 것은 인간에 대해 이해한다는 것과 매우 관련이 있습니다. 돈이 움직이는 원리는 인간의 사고와 욕망의 패턴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돈의 심리학을 알아가는 과정은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 더 우선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걷어낼 수만 있다면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돈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돈의 심리를 폭넓게 설명합니다. 인간의 감정 문제부터 돈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돈에 얽힌 전반적인 심리문제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돈에 대한 태도도 점검하고 돈에 대한 편견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무지했던 부분을 배우기도 하고 일종의 거울 치료 효과를 볼 수도 있어 유익했습니다.



1장에서는 돈과 인간의 심리에 관한 다양한 케이스를 선보입니다. 돈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의 문제는 물론, 돈의 노예가 된 사람들의 모습, 거의 마약처럼 돈에 중독된 케이스도 설명합니다. SNS 속 과장된 표현의 문제도 돈의 심리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 반가웠습니다. 가난을 자초하는 사람들의 기괴한 심리 파트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또, 돈을 세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줄어든다는 실험 결과도 무척 신기했습니다.



2장으로 가면 돈과 사회와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돈에 대해 알아야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 수 있다는 취지에서도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많이 소개됩니다. 얼굴이 잘 생긴 사람들이 평균적인 수입이 높다는 점은 충분히 수긍이 가지만 결과를 보니 속이 쓰립니다. 사람들이 기부를 행할 때 돈에 관한 심리적 현상 때문에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의외였습니다.



물건이나 제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사람들의 독특한 심리를 설명한 3장 내용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설명한 4장도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많아 좋았습니다. 특히 4장은 실용적인 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부부간의 돈 관리 문제에 대한 조언도 유익했고, 돈으로 보상을 하는 방식이 사람들의 흥미를 파괴한다는 내용도 통찰이 있었습니다.



가치 교환 도구를 넘어서는 돈의 특징과 이에 대한 인간들의 독특한 반응이 궁금하신 분이나, 돈에 대한 심리적인 현상을 체득함으로써 돈에 끌려다니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으신 분들, 돈 때문에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의 원인을 알고 싶으신 분들, 또는 그저 돈과 관련된 심리적 반응과 효과가 궁금하신 분들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우면서도 깊이 있는 책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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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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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는 인생을 성공하는 핵심입니다. 아마도 내 인생을 좀 더 잘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신 분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실 부분입니다. 이 필요를 아는 분이라면 '시간을 잘 써야 한다!'라는 생각이 노이로제처럼 머릿속을 흔들고 일상을 짓누르는 경험을 겪기도 하실 겁니다. 저 역시 항상 머릿속에 '시간을 아끼고 허투루 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실제로 시간을 잘 사용하느냐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스스로 시간을 잘 쓰고 있느냐고 자문한다면 참으로 민망한 상황입니다. '시간을 잘 써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드러누워서 티브이를 보고 있다던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이런 형편이라 개중 훌륭하신 분들이 효율적인 시간 사용법을 연구하고 실천해 보면서 실용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신지의 신간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시간 연금술사> 또한 이런 관점에서 출간된 책입니다. 시간 관리에 있어서 꼭 필요한 원칙과 팁을 다량 투척하고 있는 책입니다.



실제로 행동이 바뀌고 실천해 성장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좋은 말과 글을 많이 접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어떤 계기가 있어 정신이 개조되는 순간을 맞이한 사람이 많습니다. 마음가짐이 딱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고 삶이 바뀐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책은 가벼운 문제 제기 이후에 바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정신 상태와 태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상당히 좋은 접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용어 중에 단연 관심을 끄는 용어는 3장에 등장하는 "지적 엥겔지수"입니다. 흔히 말하는 엥겔지수를 정신적인 부분으로 옮겨온 개념입니다. 저자가 주창한 개념은 아니고 도쿄대학 명예교수 다케우치 히토시라는 분이 주장했습니다. 엥겔지수가 높다는 것은 수입을 대부분 먹는데 쓰는 것이라 문화적으로 수준 낮은 생활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적 엥겔지수"가 높으면 하루 활동 시간 중 많은 시간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로 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지적 엥겔지수가 높은 사람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자유 시간의 부재입니다. 스스로 원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한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문화적으로 쾌적한 생활을 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발전시키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 자체를 하기 어려워 당장의 현실을 벗어나기가 요원해집니다. 결국 지적 엥겔지수를 낮추는 노력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만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지적 엥겔지수를 낮춰서 "0"이 되어도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저자는 이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꿈의 시간지수" 높이기를 제안합니다. "꿈의 시간지수"는 자신의 자유시간 중 '꿈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꿈의 시간'이란 언젠가 하고 싶을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보내는(노력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저자는 자기 시간을 자각 없이 낭비하고 허비하는 '시간 강탈자'에서 정신무장을 하고 실제적인 변화를 조금씩이라도 해 나가는 '시간 역행자'로 변화할 것을 제안하고, 일상에서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만들어내는 '시간 수집자'가 되라고 논지를 확장해 나갑니다. 이후에 일상에서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할 수 있는 실용 팁을 대 방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방법이라든가, 인간관계에서 시간 낭비를 피하는 방법, 잠과 휴식으로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 등 시간의 역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추가로 일을 할 때 시간을 선택적으로 사용해 나의 시간을 더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꿀팁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언을 100개에 딱 맞추고 싶었는지 앞에서 하지 못했던 가끔 침묵하는 법이라든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던가, 번아웃을 피하는 방법, 객관적인 성과보다 스스로를 믿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남들이 가르쳐 주는 비결을 따르기보다는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개념을 스스로 착안하고 실천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범인은 살다 보면 남들보다 비교 우위에 설 만큼 대단하고 훌륭한 성공자의 자질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것을 대충 느끼게 됩니다. 이런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은 많은 성공자들로부터 배우고 체화해 꾸준히 노력해나가는 플랜 B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하고 정리하고 결정하고 실천하는 선순환의 과정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시간 확보가 관건입니다. 그러므로 지금보다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보고자 하는 모든 분들은 우선 노력을 위한 시간을 확보다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시작 과정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시간 연금술사>를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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