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 생각수업 -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1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1. "생각"이라는 것

   기본적으로 저는 '자기 계발서 비슷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생각수업"이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여럿 있지만, 현 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이야말로 개인 각자 각자가 "생각"이라는 것을 장착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에 대한 도움, 혹은 조금은 바람직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이 정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니까 말입니다.

   주로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우리들이 갑자기 생각이라는 것을 잘하게 되기는 힘듭니다. 미디어의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니 생각인지 내 생각인지 피아식별조차 안되는 상태에서는 기본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 기대보다는 훨씬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좋았어요.

   저자가 '생각하는 법'을 테마로 뭔가 일을 해보면 통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저자가 "생각의 힘"을 잘 활용한 실례입니다. 저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입식 교육에 찌든 일본에서 공부하고 은행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기업 유학생으로 유럽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게 되고, "유럽 경영 대학원"의 공부 방식에 충격을 받습니다. '답 고르기'가 아니라 '니 생각을 말해봐' 식의 공부방식에 대해 말이죠. 그리고는 '아, 미국이나 유럽 쪽 대학이나 대학원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일본 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걸 가르치면 먹히겠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일본인 특유의 정리정돈하기 실력이 결합하면서 이 책을 비롯한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의 공부법을 배우면서 그걸로 "돈이 되는 일 +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된 것이죠. 똑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저자고 문제는 우리입니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하기는 쉽지 않더라도 적어도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어떤 주제로 각자의 생각이라는 것을 묻고, 생각을 하고 표현하는 수준을 확인하는지를 알아볼 수는 있습니다.

  
#2. "확고한 가치관과 진정한 교양"을 갖는다는 것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확고한 가치관과 진정한 교양을 갖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합니다. 그러나 어떤 논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맞다라는 식으로 무언가를 알려주는 방식은 아닙니다. 오히려 세계관과 가치관에 있어 매우 기초적인 문제 몇 가지를 제시한 다음, 철학적으로 어떤 고전적인 주장들이 있는지 개괄적으로 나열하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기본적인 정보는 제공할 테니 '니가 생각하고 니 생각을 니가 정립하라'는 말입니다. 구체적인 것은 각자 고민해보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는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거 아닐까? 정도의 논제를 던져주고 있어요.

   간단히 정리하자면, 나의 생각이란 무엇인지? 국가란 무엇인지? 진정한 자유는 무엇인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비롯한 경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과학과 예술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지? 등입니다. 이런 주제들을 통해 최소한의 가이드를 해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가 진정 익혀야 할 힘은 "사물의 본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궁리해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는 힘"입니다. 거기에 "그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조리 있게 주장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꾀하는 힘"입니다.  저도 물론 전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3. 내 생각이 과연 내 생각이 맞는가?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스스로 결정한다 = 자유롭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외부 혹은 타인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스스로 결정한 내 생각이 맞는가?"라고 묻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인터넷에서 발신된 정보를 보고 마치 그것이 자신의 생각인 양 착각해 폭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누군가가 정보를 조작해 여론을 유도하는 경우에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이것은 나의 의사라고 믿는다. 그 결과 사람들의 사고가 점점 획일화되어 간다."

   이러한 상황하에 점점 "나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한 가지 사고방식이나 관점이 맹렬한 기세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침투되어 여론을 형성해 나갈 위험성을 지닌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중략) 그러므로 우리는 그런 시대의 리스크를 인식해야 한다."

   그리하여 진정한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자유의사를 다시 한 번 의심하고 검증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라고 권해주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가치관과 교양은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기본 전제조건입니다. 이는 "생각"이라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이 책을 통해 "생각"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 유익합니다.

   참, 덧붙이자면 이 책에서 앞세우고 있는 "하버드"라는 단어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세계의 유수 대학 입학 논술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들에 대해서 정리해 놓은 기본 틀을 가지고 있어서 "하버드"를 차용했을 뿐, 사실상 이 책의 내용과는 크게 관련 없어요. 굳이 지적하자면 상술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는 쉽고 유익하기 때문에 욕하기가 어렵네요. 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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