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이게 정말~~" 시리즈가 초등 저학년용 그림동화인데 어쩐지 딱 저랑 잘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초등학생처럼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네, 진짜 그런 거였네. 어쩐지.. 뭔가 살기가 힘들다 했어..
이 시리즈 중 핵심이 아닐까 싶은 책이 이번 책 "이게 정말 나일까?"인데, 이거 초등 저학년이 내용을 알고 고민하며 읽기엔 좀 어렵지 않으려나? 싶게 철학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물론 그 나이에 맞게 받아들이도록 재미있고 기발한 부분이 충분히 가미되어 있지만 말입니다.
스토리는 내가 편하려고 로봇을 하나 구해서 나를 대신해 내일을 하도록 로봇에서 "나는 어떤지?"를 설명해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내 역할을 대신 맡길 정도로 나를 자세히 설명하자고 보니 보통 일이 아닌 것이죠.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나를 설명해서 나를 대신하도록 한다는 일이 생각보다 막막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 딱 떨어지는 특징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우여곡절 끝에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었는데 엄마 앞에서 로봇이 한마디를 하자마자 "넌 누구니?"라는 반응. 바로 실패!!! 이런 내용인데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돌아보고 정의해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예의 저자의 놀라운 상상력과 표현력이 빛을 발합니다.
짧고 간단한 책인데 내용도 알차고 그림도 재미집니다. 스윽 훑어보기 적당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