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누군가 화분을 깼다
안세화 지음 / 피커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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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웹 소설이고 전자책으로만 출간된 모양입니다. 요즘 이북을 많이 읽다 보니 어쩌다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단편임을 감안하면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저는 사실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책을 읽는 행위는 물론 출판계 동향이나, 플랫폼이라던가 이런저런 환경에 관련된 다양한 부분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책 시장과 구분되는 웹 소설에 대한 관심도 그 일환입니다. 그리하여 "웹 소설 작가를 위한 00소설 쓰기" 이런 것도 읽고 보고, 각 장르 자체에 대한 특성이나 분류도 확인해보고 하는 것이지요.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e 연재 공모전 당선작이라는 설명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 어떤 구조의 글을 쓰면 e 연재 공모전이라는데에 당선이 되는 것이지?'라는 궁금증 때문이었죠. 공모전 당선작이라는 것은 그 분야에 심사위원이라는 분들이 '이만하면 상을 줄만큼 해당 장르에 적절한 글이라고 본다'라고 판단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그리하여 이 작품을 접할 때, 과연 웹 소설을 어떤 식으로 썼을까? 하는 기대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그냥 단편 미스터리와 크게 차이가 없더군요. 가독성도 좋고, 설정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편임을 감안하면 캐릭터도 잘 잡았고 말이죠. 재미있었습니다.

   심지어 이 작품의 심사평에 "이토록 뛰어난 하드보일드는 오랜만이었다. 게다가 마지막 반전까지! 완독 후 손끝이 저릿저릿했다"라고 했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심사위원은 하드보일드를 안 읽거나 정말 몇십 년 전에 읽고 전혀 안 읽었거나 뭐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낯 뜨거운 심사평을 쓰는 것은 무리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을 어딜 봐서 하드보일드라고 하시는지 조금 의아했습니다. 물론 주인공이 그 어떤 모험에 가까운 행위를 하기는 합니다만, 이 작품은 아무리 봐도 코지 미스터리 쪽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결말부의 반전 역시 작가님이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느껴졌습니다만, 그 반전 때문에 작품 끝부분까지 가져갔던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완전히 무너지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물론 인간의 여러 가지 특성을 생각하면 반전의 내용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미스터리의 기본 특징에 해당하는 독자와 공평한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좀 무리가 있는 반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전에 힌트가 전혀 없었거든요. 아니면 제가 멍하게 읽어서 작가님이 제공한 힌트를 전혀 알아채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랬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그렇다고 다시 읽어볼 생각은 없어서 말입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웹 소설이라고 해서 한없이 가볍거나 호흡이 짧거나 제가 쉽게 생각했던 선입관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단품으로 구매를 해서 읽었는데 나중에 보니 당선작 모음이 있고, 그중 한 작품이더군요. 종이책이 아니다 보니 전혀 몰랐습니다. 종이책이라면 분절 판매가 되는 것인데 배송 등의 문제로 용이하지 않을 텐데 이북은 이런 부분에 있어 무척 유연하군요. 이런 게 차이라면 차이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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