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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백만 공유 콘텐츠의 비밀
이은영 지음 / 참좋은날 / 2016년 9월
평점 :

#1. 트렌드의 변화는 계속된다.
2015년부터 네이버는 파워블로거 정책을 폐지했습니다. 왜 파워블로거 선정을 그만뒀을까요? 블로그를 애용하는 블로거들은 못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한때 대 유행이던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이 시들해지고 미디어의 유행이 변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유행이고 인기였던 만큼 부작용도 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파워블로 거라며 돈 받고 광고성 포스팅을 계속 해왔던 것에 유저들이 지친 부분도 있고, 텍스트와 사진 위주의 정보에서 동영상 중심으로 관심이 이동해 간 부분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리하야 제가 계속 사용해오고 있는 블로그는 고정 사용자층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나는 꼼수다'로 촉발된 팟캐스트의 대 유행도 궤를 같이 하고 있지요. 수많은 팟캐스트가 양산되고 있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애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오디오만을 서비스하는 팟캐스트는 이미 30대 이상 어른들의 전용물이 된지 오래입니다.
대세는 이미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이고 다양한 경로로 제작되는 동영상 중에서도 국내를 기준으로 아프리카TV나 판도라TV 등을 통해 1인 방송으로 진행되는 "크리에이터"들의 방송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미디어에 익숙한 모모(More Mobile) 세대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PC를 중심으로 방송이 제작되고 동영상 업로드로 연계되는 콤보 시스템도 이미 포화상태에 가깝고 최근에는 제작 포맷 자체가 전문화되거나 아니면 아예 스마트폰 하나로 모바일 생방송 및 동영상 제공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가장 전통적인 매체인 책을 주로 읽는 저 같은 원시인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안이 벙벙한 채로 꼰대화되어갑니다. 꼰대가 되더라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합니다. 나 역시 시대의 흐름에 동승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면서 정신승리할 수 있고, 이는 곧 건강한 정신생활로 이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야 최근 대두되고 있는 MCN이라는 것을 좀 제대로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2. 대관절 MCN이 뭣인지는 다들 알고 있겄제?
'그래서 MCN이 뭔데?'라고 생각하신 분이 있다면 당신은 "원시인!!!". MCN의 정의와 범위는 아직 조금은 덜 확립된 느낌이기는 합니다만 Multi Channel Network의 약자입니다. 좁은 범위에서 말한다면 일종의 연예인 기획사와 유사합니다. SM이나 YG 같은 연예인 기획사는 산하 연예인들을 두고 그들을 매니지하고 이들의 활동을 도우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MCN의 경우는 이를테면 1인 미디어 시대의 스타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산하에 계약된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하고, 돕고 이를 통한 수익을 분배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보면 됩니다.
1인 방송 스타,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떠오른 크리에이터들은 저 같은 사람은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10대들 사이에서는 신적인 존재,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은 유명인들이었습니다. 이 책 "MCN 백만 공유 콘텐츠의 비밀"은 제목은 한마디로 거지 같지만 이런 변화된 미디어 환경 전반에 대해 조망하고, MCN의 시발부터 현재는 물론 향후 나아갈 방향까지 전망하고 있는 책입니다.
유튜브 발 동영상의 범람과 대 유행에 대해서 수많은 자료를 토대로 쉽고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어, 어떤 기사나 조각화된 정보보다 한 번에 효과적으로 정리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적화된 책입니다.
물론 이런 이론적인 내용만으로는 분량의 한계가 있기도 하고 잘 와 닿지 않다 보니 미국부터 중국, 일본, 국내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사례를 들고 있고, 각 사례마다 실제로 확인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첨부하는 친절함까지 베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책 옆에 두고 읽으라는 의미겠지요. 페이스북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저자답게 전통 매체와 최신 매체를 적절히 활용하는 센스가 돋보입니다.
#3. 최신 트렌드를 책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
사실은 기사나 포스팅 등으로도 MCN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습득할 수는 있습니다. 심지어 이 책을 야심 차게 사서 읽고 있는 이 와중에 SBS 스페셜에서 "나 혼자 방송시대"라는 타이틀로 1인 방송 미디어에 대해 다루어버렸습니다. 저로서는 제법 김빠지는 순간이기는 했지만 방송과 함께 이 책을 이해하니 더욱 풍성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는 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공중파 방송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에서 해석한 부분이 무척 껄끄럽고 불편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공중파 방송 입장에서 1인 미디어 인터넷 방송의 대 인기는 드럽게 짜증스러운 일입니다. 자신들의 영향력이 줄어드니 말입니다. 그렇다 보니 처음에 흥미롭게 잘 소개하다가 내용은 점점 1인 미디어 방송의 폐해 쪽으로 초점이 맞춰집니다. 규제 없는 막방들이 넘쳐나서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지요. 팩트와 믹스된 그들의 입장 표명은 명분은 있으나 객관적이고 정당하다고 보기에는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듭니다.
반면 책에서는 분명 부작용과 폐해를 지적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MCN의 다양한 면과 명암, 미래지향적인 다각화 노력에 대해서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조심스러운 예측으로 마무리하고 있어 비교적 폭넓은 시각으로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기에 유리합니다. 정의부터 실제적인 예와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록 삼류 자기 계발서 같은 제목을 달고 출간되기는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무척 알찹니다.
교양 차원에서 일독을 권해도 좋을 책입니다. 특히 시대의 변화에 점점 둔감해지는 늙다리가 되어가는 분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 책을 사면서 MCN이라는 용어를 처음 알았습니다. 쿠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