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혐오자 밀리언셀러 클럽 6
에드 맥베인 지음, 김재윤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1. 87분서 시리즈의 시발이 되는 작품...


   제목만 엄청나게 들어온 데다가 동네 서점에서 무려 초판으로 획득한 필명 에드 멕베인, 본명 에반 헌터(물론 이 이름도 중간에 바꾼 이름이라던가 여튼 한 사람이 이름을 여러 개 쓰는 건 저는 별로입니다)의 그 유명한 87분서 시리즈 첫 작품 "경찰 혐오자"입니다. 헉... 아, 그러고 보니 띠지에는 초대형 작가 에드 맥베인이라고 써놓고 책 정도에 작가는 에반 헌터라고 써놨네. 헤깔리게시리..


   일단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읽었던 87분서 시리즈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아니, 책에 객관적인 평가라는 게 있을 수는 없으니까 통계적으로 첫 작품이 가장 재미있다고 꼽을 분은 거의 없으실 것도 같습니다만 저는 제일 좋았네요. 아마도 이 시리즈에 대한 저의 애정도와 그동안 쌓아온 친분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처음 읽었으면 '아, 이거 뭐야?'라고 반응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이 작품이 그 수많은 87분서 시리즈의 첫 시작입니다. 여러 권 읽은 상황에서 접한 첫 작품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좋습니다. 잘 썼네요. 솔직히 말해서 다른 작품보다 공을 더 많이 들였다는 느낌이 확 느껴집니다. 이 시리즈 특징이 약간 건조하면서도 심심한 내용인데, 이 작품은 어차피 근래의 미스터리류 만큼 빡빡하고 촘촘할 수는 없지만 시대를 감안하면 관심을 끌기 위해 작가가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87분서 시리즈의 성격과 특징을 가늠할 수 있는 출발


   이 작품이 좋았던 이유는 애초에 시리즈의 성격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전체적인 틀을 잘 잡아주고 가이드를 잘 해주는 느낌의 설정들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파격적이에요. 주인공 같은 경찰이 등장하고 경찰 소설이니까 스토리를 이끌어가야 할 경찰이 죽어요. 심지어 셋이나 죽입니다. 이 시리즈가 경찰 부서에 속한 경찰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일부는 막 죽이고 선수 교체도 하고 그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죠. 당시에는 얼마나 신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느낌의 형사들이 죽어나가는데 범인은 오리무중인 이 상태는 시대를 감안하면 상당히 자극적입니다. 그만큼 관심을 많이 끌었겠죠. 이런 스타트는 OCN 드라마 "TEN" 같은 경우에도 시즌 첫 작품은 파격적으로 2시간씩 편성해서 영화 작품 같은 고퀄로 제작하고 시작부터 흥미와 기대를 유발하는데 그런 효과를 노린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적중했던 모양입니다.


   여튼, 제 나름대로 설명을 들으면서 캐릭터상 마음에 드는 인물이 생기게 마련인데 죽여버린단 말입니다. 좀 허무하면서도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마치 집단 MC 체제인 버라이어티쇼에서 회차가 진행되면서 일부 MC가 하차하기도 하고 줄어들거나 추가되기도 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느낌이었죠.



#3. 집단 체제에도 핵심은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핵심 주인공은 있습니다. 이를테면 멤버가 바뀌는 쇼에서도 유재석씨 같은 사람은 바꾸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당시에도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람을 받았다는 스티브 카렐라 형사 같은 경우는 후에도 나오지만 총도 맞고 하는데 죽지 않습니다. 이 첫 작품에서도 결말 부분에 상당한 위기를 겪지만 잘 극복해냅니다.


   또한 거의 유일한 러브 스토리인 스티브 카렐라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슈퍼미인 테리와의 알콩달콩 이야기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 테리는 첫 작품으로 시작해 이후에도 어지간한 형사들보다 더 큰 활약을 합니다. 87분서 시리즈의 비중 있는 재미요소 중 한 가지라 빼먹을 수 없습니다. 저 역시도 스티브 카렐라 형사의 매력이 크게 느껴지는 첫 작품이었습니다.


   참, 당시 작가가 경찰서 생활을 체험하면서 조사를 엄청 해서 상당히 리얼리티 있는 디테일한 묘사들을 많이 하는데 이게 오히려 한편으로는 피식 웃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치 최첨단 과학수사인 양 혈액형 분류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귀엽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죠.


   87분서 시리즈는 읽을수록 애정과 사랑이 샘솟는 묘한 시리즈입니다. 그만큼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래된 작품이라 그런지 너무 과하지 않고 나름 심심하면서도 할거 다하는 특성이 매력이 있습니다. 애정 없이 이 시리즈를 읽으신다면 뭐 그저 그런 옛날 경찰 소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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