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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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골치 아프게 알아야 하는 이유...


   세상을 살다 보면 알아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개인과 개인 간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내가 속한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몰라도 적응만 잘 한다면 그럭저럭 잘 살아갈 수는있습니다만, 뭐가 되었건 '뭔가 이상하다.' 거나 '왜 이 모양이지?', 또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와 같은 의문이 있다면 고민이 좀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의문을 해결할 만한 정보는 의외로 쉽게 접근하기 힘듭니다. 사회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그들은 다수가 의문을 품고, 무언가 불만을 표하고, 행동을 하는 것이 마뜩지 않아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수혜를 입고 있는 몇몇은 그 님들이 원하는 것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자신들의 필요를 채웁니다. 대표적인 것이 언론, 각종 기관, 기업 등일 것입니다. 우리 손으로 뽑은 일부(일지 대다수일지 모르겠지만) 국회의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내가 속한 사회가 내 마음대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내 의견을 조금이라도 반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우선은 뭐가 뭔지 알아야 합니다. 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아는 것의 구체적 행위가 듣는 행위 건, 보는 행위 건, 아니면 책을 읽는 행위 건 상관없지만, 최소한 객관적이고 어떻게든 진실에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복잡하게 뒤엉켜서 파악하기 힘든 사회문제들을 일부라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딱입니다. 이 책의 서두에 진중권 씨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듣는 것이 없으면 생각하던 대로 살게 되고, 말하지 않으면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찾을 수 없잖아요. 듣지도 말하지도 않으면 그게 바로 눈먼 자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 내가 아프고 다치게 되고, 또 남을 해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어떤 문제가 우리의 미래를 좌우 지할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p25


   위문장에서 중요한 지적을 하고 있는데, 모르는 것은 단지 내가 다치고 손해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 구성원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확히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마치 맹목적인 종교와 같이 옹졸한 생각으로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객관적인 정보가 주어져도 받아들이지 않아요. 이 대목에서 다시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됩니다만 여하튼 일단은 뭐가 뭔지 제대로 알아서 나도 다치지 말고, 남들에게 해를 주지도 말아야 합니다.



#2. 노. 유. 진.은 뭘 말하고자 하나?


   저는 사실 "노유진의 정치 카페"라는 팟캐스트의 존재는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 팟캐스트는 노유진이라는 진행자가 진행을 하고 유시민 씨라거나 노회찬 씨가 답변을 하는 형식의 방송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유진이 누굴까? 하는 궁금함을 잠시 가진 적이 있었는데 뭐 아나운서 거나 평론가 거나 그렇겠지 하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여튼 시끄럽기로 유명한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이 세 사람이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그게 가장 궁금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떤 주제가 주어지면 막연하게 음모론에 가까운 접근으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대체로는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현상 이면에는 항상 의도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대한민국은 그만큼 음모에 가까운 "일부에게만 유리한 일들"을 서슴지 않고 벌이는 거시기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일부에 포함되었다면 조용히 입 닫고 있었겠지만 저는 손해를 입는 쪽에 속해 있기 때문에 도대체 뭐가 그리 먹고 씹고 뜯을 게 많아서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니 왜 이들이 이 책에 소개된 테마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무척 공감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외면하고 모른척할 수 없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남북 안보의 문제, 땅콩 회항으로 떠들썩했던 갑과 을의 문제, 점점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의 문제, 우리의 먹거리에 이미 파고들어 있는 유전자 조작 식품 문제, 장난에서 구체적 집단행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베의 문제,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 삼성의 문제, 어렴풋이 누구나 알고 있고 알수록 억울하고 빡치는 핵 원전 문제와 전기 요금 문제, 북한 인권, 교육, 최근 뜨거운 사생활 침해와 검열의 문제, 정보부재인 어르신들을 속이는 기초연금과 의료민영화 문제, 정치적 원칙이라고는 없는 정당들의 문제 등, 뭐 하나 빼놓기 어려운 핵심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3.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각 주제들마다 노.유.진 세 사람을 포함해 각 분야에서 이권을 대변하지 않고 핵심적인 문제점들을 짚어 줄 수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하고 있어 더욱 믿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실려있습니다. 그러니까 뭐가 뭔지 아는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을 읽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망설였던 이유는 이 세분들이 대체로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비판적이라는 선입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책의 내용에는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비판으로 일관하지 않고 오히려 숨겨진 문제점과 해결책, 바람직한 방향에 집중하는 면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아는 것에서 그치면 그냥 알고 있어서 열받고 불평만 많아지고 살기 더 힘들어지기만 할 뿐이겠지요. 그래서 각자가 행동할 수 있는 것은 행동해서 조금이라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당장 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언제 내가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말합니다.


"생각하기를 멈추면 안 됩니다. 멈추면 정말 을로 살게 되는 겁니다. 어느 시대든, 어느 사회이든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죠. 하지만 그 속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사느냐 아니냐는 다른 겁니다. 긴 시간 속에서 보면 한 개인의 삶은 짧은 시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는 일들은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 것이 아닌 고통에 눈 감는 순간, 그 고통은 바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그 고통이 내 차례가 되는 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죠."p93


   사실 대담이나 방송을 녹취하듯이 글로 옮겨서 만든 책들을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표면적으로라도 잘 아는 사람들의 대화집 같은 것이다 보니 읽으면서 마치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착각도 들고 각자 캐릭터의 특성을 생각하며 읽으니 더욱 읽는 재미도 있었고, 게다가 내용도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유익한 내용들이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정치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정치색이 짙지 않은 내용이라 좋습니다. 반드시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 이래저래 열받는 내용이 무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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