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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하와이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8월
평점 :

#1.
전형적인 기획 에세이는 이제 그만...
일본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한 기획을 통한 책장사를 잘 합니다. 그만큼 시장도 크니까 이래저래 잘 팔리기도 하겠지요. 이 책은 유명작가 요시모토
바바나를 이용한 전형적 기획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잡지에 연재된 기획글을 단행본으로 옮겨 출간한 모양이예요. 책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책 자체도 '이거 뭐 소책자인가?' 싶을 만큼 판형도 작고 엄청나게 얇습니다. 뭔가 완성된 책이라는 느낌이 안들어요. 책사면 끼워주는
사은품 샘플 북 같은 느낌이란 말입니다. 근데 책값은 여느 단행본 못지 않아요. 그만큼 작가가 대중적이니 요래 만들어도 충분히 팔릴 거란
계산이었겠죠. 아마도 예상한 만큼 팔렸을 겁니다. 저까지 읽은걸 보면 말입니다.
그러나
알만한 큰 출판사에서 알만한 분들이 제발 이러지 맙시다. 이게 책이라는 완결된 한권으로 정말 충분한 내용이며, 분량입니까? 그나마 판형도 줄이고
편집도 널널하게
하고 사진도 끼워넣고 하니 겨우 겨우 150여 페이지라도 나오지 이건 뭐. 쫌 너무했다 싶습니다. "정말 쌍 욕기 절로 나옵니다....."라고
쓰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2. 그런데
내용이..
이게
또 아이러니 아닙니까? 내용이 나쁘지 않아요. 작가가 굉장히 솔직 담백하게 썼어요. 물론 소설쓰는 사람답게 사소한걸 너무 감정과잉으로 쓰는
버릇은 있습니다. 근데 그런게 소설가죠. 그런 감수성이 이 작가를 그정도 위치에 올려놓았을테고, 그 감수성과 표현력을 이용해 이런 기획 에세이도
쓰는거 아니겠습니까? '뭐 이따구 하릴 없는 내용으로 책을 만들어?'라고 시작했다가 '그럭 저럭 읽은만 한걸...' 정도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요즘 정서가 메말랐나봅니다. 작가의 글을 읽는데 뭐랄까? 등따시고 배부른 아줌마가 이불이 좀 짧다고 힘들어하는 듯한 느낌이 좀 들었거든요. 아
먹고살기 힘들고 정신없는 세상에 훌라를 배우고 하와이를 오가면서 훌라를 추는 동료를 엄청 아름답다고 칭찬하고 뭐 이런 감정적 여유는 무척
사치스럽게 느껴졌거든요. 당신이 꿈만 같다고 얘기하는 하와이는 "수시로 다녀와도 부담이 없을 정도의 경제적 여유를 최소한이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계속 생겼습니다.
완전
꼬인 제 마음을 걷어내고 읽으면 재미지게 읽을 만한 에세이입니다. 하지만 생기다만 듯한 전체적인 분량과 완성도는 좀 고민을 할 여지가 있는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