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리처의 하드웨이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너무나 유명한 시리즈라 언급할 필요가 없을거 같긴 한데 저는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나름 알고있던 잭 리처의 이미지와 전혀 안어울리는 톰 크루즈 때문에 굳이 찾아 읽고 싶지 않았던 시리즈인데 말입니다. 이 바닥의 절대신과도 같은 비토사마께서 제가 좋아하는 하드보일드 활극 계통에서 이 양반 작품을 모르고는 이야기가 안된다고 하시면서 "추적자"를 꼭 읽어보라고 하셨는데, 절판된 추적자를 웃돈을 주고 구해놓기는 했으나 정작 요즈음엔 이북을 조금 더 선호하는 상황이 되서 추적자는 산채로 책장에 매장해두고 이북을 찾다보니 이 작품이 걸렸던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순서에 어느정도 집착을 하는 저로써는 첫편부터 읽어야 하는데 또 그게 절대적인 룰은 아니라 이북중에서 그나마 젤 빠른 순서인걸 찾다보니 시리즈 10번째인 이 책이 가장 앞선 작품이더라구요. 구매할 때 사실 좀 망설였습니다. 저 표지보세요. 저거저거 완전 테러수준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표지를 선택할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표지는 워낙 취향을 많이 타니 나름 편집자도 고민이 있었겠지 하고 이해해야겠지요. 오픈하우스에서 출간된 잭 리처 시리즈는 표지에 일관성도 전혀 없더군요. 그래서 뭐 그런가보다 하기로 했습니다.

 

   리 차일드라는 양반이 추적자 한편으로도 돈방석에 올라앉았는데 매년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운 시리즈를 지겹지도 않고 계속 출간한다는 사실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같으면 막 돌아댕기면서 쉬면서 놀면서 그럴거 같거든요. 돈벌이로 하는 거겠지만 돈벌이만은 아니라는 것이겠죠. 똑같은 주인공을 내세운 시리즈라면 어느정도 패턴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으니 질릴만도 한데 계속 재미지게 잘 쓰시나 봅니다. 하긴 CSI 시리즈 계속 나오는것만 봐도 사람들이 의외로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것일수도 있겠네요.

 

 

#2. 하드웨이인지 소프트웨이인지...

 

   일단 작품자체는 몰입도도 있고 무척 재미있는것만은 틀림없었습니다. 주인공 캐릭터도 엄청 매력적인 것도 같구요. 자다가도 현재 시간을 정확히 안다는 설정 같은건 좀 과하지만 시적허용으로 이해하기로 합니다. 절대음감도 많은데 절대시감도 있는거겠지뭐.. 여튼 제목은 하드웨이인데 전반적으로 내용은 그리 하드보일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차분해요. 생긴건 장비, 마초인데 머리쓰는건 방통 쯤 되는거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저는 무식하게 막 다 때려부수고 몸빵하고 이런거 좋아해서 엄청 하드보일드를 기대했단 말입니다. 주인공 잭 리처 하드웨어도 엄청 좋잖습니까? 크고, 훈련도 많이 받았고,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전작 9편을 통해 얼마나 많은 활약을 했겠어요. 그런데 거의 막판까지 별다른 액션은 없고 계속 머리만 써요. 제 머리가 아플만큼 머리만 쓴다니까요. 몸은 그냥 돌아댕기는데 쓰는 정도입니다. 이거슨 하드웨이가 아니여!. 소프트웨이여!

   그 큰 몸땡이를 여자 꼬시는데만 써서 쫌 화가나기도 했고, 거의 셜록홈즈 수준의 추리만 계속 하는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설정상 초반의 추리가 다 빗나가요. 이 부분에서 저는 상당히 매력을 느꼈습니다. 세상사가 머리좋은사람이 막 굴린다고 그래도 꽤 맞춰지지가 않지 않겠습니까? 저처럼 머리좋은 사람도 먹고 살기 참으로 힘든게 세상살이니까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잭 리처의 헛발질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근데 엄청 잘 아는것처럼 큰소리 치면서 헛발질을 하는데 그 와중에도 헛발질을 하면서 방향을 좁혀가는 맛이 있습니다. ​

 

   이거 탐정추리 소설인건가? 하다보니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나름의 하드보일드가 나오기는 합니다. 너무 사실적이라고 해야할지 막 때리고 부수고 두드려 맞고 구르고 막 이런 과정은 없고 어쩌면 너무 쉬워보일 정도로 적을 쉽게 제압해서 한편으로는 아쉽기까지 하더군요. 전지전능한 주인공은 이런점에서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이하드처럼 막 터지고 깨지고 상하면서도 끝까지 끈질기게 성공하는 맛은 없더라구요. 마지막에 집중된 긴장상황이 없었으면 저는 이 시리즈는 별로다 라고 생각했을수도 있겠습니다.

 

 

#3.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클라스.

   원래 좋은 작품을 읽으면서도 나름대로 미리 뭔가 기대하는 것을 가지고 읽으면 은근히 실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약간의 의외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절재적으로다가 구성은 매우 안정적이고 반전도 좋고 훌륭했습니다.

 

   어차피 요런 작품의 최대미덕은 가독성이고 극적 긴장감, 그리고 결말에서의 카타르시스인데 그런 면에서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고 사실적이고 정교한 이야기가 상당히 돋보이더라구요. 근데 진심 너무 감탄했다고 하기엔 제 취향에서 약간은 비껴나 있었습니다. 하긴 뭐 10번이나 이런 활극을 겪었을테니 주인공도 산전수전 다 겪은 셈이고 이제 몸땡이는 좀 조심할 입장이 되긴 되었겠지만서도... 여튼 잭 리처 시리즈를 좀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냉정히 따지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좋은 작품은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사실 막 재미있다고 읽는 작품중에는 이래저래 작품성이 떨어지는 작품이 많은데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먹고 들어가는 클라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 작품 더 읽어봐야 더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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