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1. 처음 만나는 마스다 미리의 작품세계..

 

   많은 분들이 마스다 미리의 수짱 시리즈를 좋아라 하시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어깨 넘어로 보니 여성들의 고민을 대변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딱히 읽어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미혼 여성이 결혼에 대해,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소소한 일상이 담긴 책이 아닐까? 뭐 이런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더욱 세상에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 저걸 읽는단 말인가? 하고 미루어 두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 책은 남자가 주인공이라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읽으면서 '저자는 남자의 마음, 여자의 마음 할 것 없이 디테일하게 평범한 소시민의 입장과 고민을 참으로 잘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나의 우주는 이미 내 안에 있다...

 

   주인공 쓰치다는 점장과의 대화중에 점장이 손에 닿지 않는 우주의 별(남편과 아이가 있는 가정을 갖춘 몸)이라 좋아하면 안된다는 농담을 합니다. 일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가정을 갖춘 사람이 '손에 닿지 않는 우주의 별'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절대다수는 아닌 듯 합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갖고 싶어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일반론적으로는 '손에 닿지 않는'이라고 통칭하지만 개개인의 문제가 되면 남의 우주에 '손을 대는'사람도, '손을 대도록 허용'하는 사람도 꽤나 많은 것이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연애를 꿈꾸지만 가정을 이루는 것은 조심스러운 그 양가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고 싶기도 하고, 골치 아픈 여러가지 관습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유롭고 부담없는 솔로가 더 좋은 듯도 하고 그렇다고 두가지를 다 취할 수도 없는 이런 묘한 감정 말이지요. 불완전한 동거 같은건 장기적으로는 더욱 해결책이 못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이란 원래 내 양손에 음식을 쥐고서도 옆사람의 손 안에 먹을것을 탐내는 존재가 아닙니까? 솔로로 자유로움과 시간을 누리면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결혼해서 화목한 가정(물론 화목하지 못한 경우가 참 많습니다만은...)을 이루고서도 솔로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죠. 그러기에 어느쪽을 선택하던 자신의 선택을 믿고 최대한 누리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결혼을 안하기로 결정을 하던, 가정을 이루던 어느쪽이건 상관없이 나의 우주는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이거 왠지 김제동스럽다...)

 

 

#3. 직업에 대한 훌륭한 태도를 말하다.

 

   주인공이 서점 직원이니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책 자체보다는 책을 대하는, 자신의 일을 대하는 주인공의 태도는 자뭇 훌륭합니다. 본인이 몸담은 서점의 발전을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디어를 냅니다. 심지어 다른 서점에 벤치마킹까지 하고 다닙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개인적으로 직장에 있어서 개인주의라는 부정적인 표현은 군사주의의 잔재가 지배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수직적 조직구조가 정상이라는 가정하에 정의한 것이라 적어도 직장내 태도에 대한 표현으로는 표현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보지만) 각자의 이해득실을 중시하는 직장 풍토로 변화된 시점에 만나니 무척 반가운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직장의 일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겠다'. 아니, '적극적인 것이 더 바람직하겠다' 정도의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뭐, 노는 거 외에는 상당히 수동적인 편이라... 기본적으로 직장에 대해 '이 곳에서 나의 꿈과 능력과 이상을 펼쳐 보이겠어!' 뭐 이런 결심은 해 본적이 없다보니... 오히려 '할수만 있으면 직장에다 나의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쪽인데 이런 와중에 직장일을 대하는 쓰치다의 긍정적인 태도가 훌륭해 보였습니다. 저는 옆에서 "그거 한다고 월급 더 안주잖아?"라고 말하는 쪽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뭐라도 부지런히 하고 하나라도 더 하면 분명히 한푼이라도 더 준다!'랍니다. 더 받고 안받고를 떠나서 기왕 제 인생의 수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 만큼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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