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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8 ㅣ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1. 상식과 공감이 만들어내는 누적판매부수 100만부의 힘
EBS 다큐 '지식채널e'를 책으로 엮어낸 북하우스의 지식e 시리즈는 누구나 납득할 만한 상식과 공감에 기초한 책이다.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지식이라는 표현이 적확하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지식"을 전달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은 무엇일까? 이전 시리즈를 읽지 않은(적어도 이전 시리즈가 나올 시기에 나는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에 속해 있었으므로) 나는 무척이나 궁금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세가지 타이틀로 정리하고 서른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첫 이야기부터 묵직했다. 첫 이야기 "흔해 빠진 사람들"에서는 세상을 바꾼 것은 결국 나처럼 흔해빠진 사람들이라는 것이 주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 나하나쯤이야.. 나 하나가 뭘 하겠어?'라는 변명을 접게 되었고 이 책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겸손히 귀 기울이게 되었다.
정의롭고 바른 삶, 정직한 삶을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와 뭔가 이게 아닌데 하고 끊임없이 생각해 왔던 세상의 모순 또는 현실을 적절히 배열한 내용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하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가슴이 뜨거워지게 만드는 힘이 담겨 있었다.
#2. 지극히 상식적이고 지극히 정치적이다.
정치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야 겠다. 정치를 어떻게 정의하든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갈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세상에 영향을 미쳤고, 그 영향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준다. 또 한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일러준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는 어떻게 판단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해준다. 그 과정이 지극히 상식적이란 이야기다. 그리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고 보여준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할지는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무책임하지는 않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정확한 가이드는 있고 에둘러 표현한다. 이를테면 이렇다. 다른나라의 본받을 만한 훌륭한 인물이나 제도에 대한 소개를 자세히 해준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우리나라는 어떤지 비교적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상식에 어긋난 현실이나 말도 안되는 문제가 있으면 촌철살인 같은 표현으로 한 문장으로 정리해 버린다.
예를 들자면 16번째 이야기에서 처럼말이다. 일전에 포스팅 한적이 있었던 무주공설 운동장과 무주 안성면 면사무소에 목욕탕을 설계한 건축가 정기용님 이야기다. 그가 얼마나 공공성을 중시한 건축가인가, 얼마나 사람중심의 건축가인가를 실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그가 지역공동체 문화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을 받은 사실도 언급한다. 그리고는 2007년 유력 일간지와 언론에서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노무현 랜드", "노무현 타운", "아방궁"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호화저택을 지었다고 보도한 사실을 지적하고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사저를 설계한 건축가는 정기용이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이 이상 이렇다 저렇다 설명이 더 필요하냐는 말일 것이다. 이 부분에 이르러서 "설득력있는 글은 바로 이런 글이다"라고 혼자 감탄했다. 아.. 이책.. 개념차다...
분류 기준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는 통상 보수 대 진보가 거의 양념반 후라이드 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정치적인 발언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대체로 우격다짐에 가깝다. 이런것은 정치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유치하다라는 표현이 맞겠다. 상식선에서 정치적인 균형 잡힌 발언을 하는 세상은 요원하다. 이런 현실 가운데 이 책의 관점은 대단히 중립적이고 공정하다는 느낌이다.
#3. 우리의 안목을 넓혀주는 좋은 책을 소개받는 기회가 되다.
각 이야기들의 말미에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나 단체, 사건에 관련된 서적 또는 영화, 다큐 등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주로 책이 많이 추천되어 있는데 여기 소개된 60여개의 책과 영화만 챙겨 읽거나 봐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안목이 상당히 진일보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쌓이고 쌓였으니 언제 찾아 읽겠냐만은 그냥 그런 느낌만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책은 리뷰가 의미가 없다. 하나도 놓칠 내용이 없고, 따로 뽑아서 강조할 수 있는 부분도 없다. 그냥 읽으시라. 느끼시라. 그리고 행동....은 하던지 말던지... 뭐... 알아서들 하시고...
참, EBS 지식채널E 에서 시청자 참여 UCC 공모전을 하네요. 이래 페이지를 클릭하시면 공모전 페이지를 보실 수 있어요. 요거요거 재미지겠는데 딱히 영상 만드는 기술이 없어가지고 참, 아쉽네... 근데 좀 개념찬걸로 만들어야되서 장르가 '코믹'쪽인 저랑은 안맞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