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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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이 듣고 싶어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실웃게 만드는 이야기들...

 

독서량이 천박하기 그지없는 나는 신경숙 작가의 작품을 표지만 엄청 접했다. 그래도 아내에게, 언론에서 줏어들은 이야기로는 꾀나 무거운 글들이 주류라고만 알고 있었다. 국내 여류작가의 특징이라고 내맘대로 정해버린 거긴 하지만... 그래서 이런 구성의 책이 특이하다 생각했다. 아직 장,단편 중 어떤게 좋다고 할만한 독서력이 쌓이기 전인데 단편집을 자꾸 접하게 되는게 우연치않다. 읽기가 편해서 그런 것 일수도 있겠다. 그리고 대체로 좋았다. 이 책도 마찬가지 맥락인데 짧지만 경쾌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단편들이 나를 즐겁게 했다. 책을 아주 많이 읽으시는 전문 리뷰어가 이 책을 읽으시고는 '실망했다'라고 평하시는 것을 보고 '아... 별로인가 보다' 했다. 근데 나는 전문 리뷰어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여~~ 나에게는 마냥 재밌기만 했다. 중간 중간 지하철에서, 지하철 기다리다고 혼자 비실비실 웃으며 재밌게 읽었다.

 

 

 

2.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이 삶이 되고 웃음이 되고 때론 감동이 된다.

 

 

우리의 삶 속에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정들은 때론 급격하게 요동치고 나를 지배한다.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상황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주 사소하다는 것. 그렇기에 이런 사소함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더 섬세함이 요구된다. 읽다보면 별 것 아닌 일상인데 독자에게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는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 그렇기에 작가의 섬세함에 감탄하게 된다.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짧은 이야기들로 길에서  웃게 만들고 가슴 찡해 울컥하게 만드는 경험은 경이롭다. 그야말로 사소한 이야기로 사소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작가의 능력에 대한 감탄이 랄까?  어설프게 글로 썼다가는 조소하게 만들기 십상인 심심한 이야기들, 전혀 독특하지 않은 등장인물과 설정들이 훌륭하다. 특이한 등장인물과 배경과 설정에서는 누구나 신기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가벼우면서도 훌륭한 것은 바로 이런 소소한 일상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3. 즐거운 이야기들의 힘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더 힘든 시대를 살아가게 될 전망이다. 이 어려운 삶의 여정 속에서 만나는 일상의 가볍지만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들이 주는 위력은 대단하다. 며칠씩 마음이 내려앉게 만드는 무거운 이야기도 좋지만 작가가 앞으로 이런 가벼운 일상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이는 역할을 감당해주었으면 좋겠다. 너나 없이 힘들어서 '힐링이 필요해!!'를 위치는 판국에 정작 힐링서보다 이 책에서 더 많은 위로와 격려를 얻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신경숙 작가의 글도 전작을 해야겠다는 결심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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