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응원 - 새로운 일로 새 삶을 이어가는 인터뷰 에세이
은정아 지음 / KONG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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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아 작가의 <어떤, 응원>은 새로운 일을 선택하고 분투하는 열한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형식의 에세이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해내고 싶어서 분투하는 여성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한번 들어선 길을 그저 걷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길이 바른지, 내가 갈 목적지로 향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아니라면 돌아가거나 다른 길을 찾아 나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갈림길에서 타인의 시선보다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바램에 부합하는 지로 판단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태도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쉬운 선택을 두고 다른 길을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고통이 뒤따릅니다. <어떤, 응원>은 이들이 길을 찾기 위해, 찾은 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민해 내는 과정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해줍니다.


이런 분투기를 목도하는 일 자체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마음을 뒤흔듭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돌아보고 돌아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구체화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새로운 일을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고 투탁입니다. 힘들지만 나도 분투하고 있는데, 당신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합니다.


이 책이 더 특별한 지점은 작가의 안목에 있습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 보일 수 있는 스토리에서 특별한 지점을 잘 뽑아내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타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옮기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녹여 내고 있습니다. 타인의 삶과 내 삶을 견주어 비교하고 교훈을 얻고 서로 느슨한 연대를 이루어 내는 과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책의 형식도 인터뷰이의 이야기와 저자의 관찰, 평가, 자기 고백적 고찰이 어우러져있습니다. 때문에 인터뷰 내용이 입체적이고 공감하기 좋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선이라는 도형에 빗대어 "선 긋기, 선 넘기, 선 상상하기, 선 잇기"로 나누어 구성한 것도 좋습니다.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지향하는 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책 속 이야기는 성공담이 아닙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내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육아와 경력단절의 문제는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의 벽입니다. 이 벽에 부딪히고 다치고 쓰러지는 이야기가 가감 없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선택의 길이 있습니다. 어느 길도 손쉬운 길이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갈 길을 몰라 괴로워하거나 낙심한 분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책 속 인물들이 작금의 어려운 현실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려 노력하는 분투기는 그렇기에 더 위로가 되고 의미가 큽니다.


유명 작가나 유명인이 등장하지 않는 인터뷰 형식의 에세이집은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어차피 끝까지 읽어보지 않고서는 그 품질을 미리 짐작하기 어렵고 수많은 대체제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같은 책도 독자의 시각이 투영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방식도 제각각입니다. 우리가 고전이나 베스트셀러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오랜 시간 검증되었거나 다수에 의해 선택된 것이 실패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연유로 <어떤, 응원>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로로든 이 책을 읽으신 분이라면 활자를 통해 전달되는 따스함과 위로, 서로를 향한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은정아 작가의 솔직하면서도 응축된 삶의 에너지가 뜨겁습니다. 고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그들의 삶의 경로와 결을 소개하는 모습 자체가 울림이 있습니다. 타인의 삶과 의지를 통로로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내는 자세가 귀하게 여겨집니다.


저는 오랫동안 지켜보고 응원해온 공출판사의 공가희 사장님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분의 삶의 궤적과 열정과 태도를 존중하고 인정합니다. 이 분이 책으로 출간하겠다는 결심을 했다면 책의 내용은 의심의 여지 없이 훌륭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 이 책까지는 저의 믿음에 넘치도록 부합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11명의 인터뷰이와 이들의 이야기를 조화롭게 엮어낸 작가님, 그리고 이 글이 세상에 생명력을 얻도록 출간해낸 사장님의 노력이 더 빛나기를 바랍니다.


세상에 수많은 책이 있지만 한 번 재미로 읽고 마는 책도 있고, 배움을 위한 책도 있으며 오랫동안 인생 책으로 사랑받아온 책들도 있습니다. 적어도 <어떤, 응원>이 누군가에게 인생 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읽는 내내 마음에 잔잔한 울림과 감동, 서로를 향한 응원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는 기억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의 리뷰를 이다지도 감정적으로 일방적인 응원의 마음으로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능하면 이 책이 당신에게도 가닿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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