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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평점 :
최고입니다. 일단 극찬을 박고 시작해야 할 만큼 탁월한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영미권 소설 중 올 타임 베스트라고 해도 좋을 작품입니다. 콜린 후버의 소설은 약 2년 전쯤 출간된 <베러티>로 만났습니다. 그때 이미 문장력, 작품 구성력 및 캐릭터 묘사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베러티>의 경우는 설정이나 캐릭터 자체가 일상과 조금은 거리가 있는 실험극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지만 신기해서 관조하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의 경우는 제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등장인물과 주변 상황, 그리고 그들의 단순하지만 불안정한 관계에서 오는 놀라운 감정의 소용돌이가 있었습니다. 남의 일을 구경하는 느낌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내 옆의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목도하는 느낌입니다. 흥미롭게도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시도 마음 편한 순간이 없었습니다.
소설 한 권을 읽으면서 이 정도로 제 마음속에 복잡한 심경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의 기억이라는 것이 민망한 정도로 휘발성이 강해서 언젠가 또 다른 소설을 두고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며 뻔뻔스럽게 주장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이 순간 만은 진심이라고 굳이 진정성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소설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여럿 있지만 단순 독자로서 소설의 최고 미덕은 읽는 재미입니다. 이 읽는 재미에도 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긴 글 읽기가 지옥처럼 어려운 도파민 범람의 시대에 장편 소설이 가져야 할 생존 1 조건은 흡입력입니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속도감 있게 끌고 가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바로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지겹거나 템포가 쳐져도 바로 웹툰이나 웹 소설, 또는 각종 OTT 영상과 유튜브 숏츠폼으로 달려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저는 최근에는 읽을 책을 고를 때 가능하면 두껍지 않은 책을 선택합니다. 두꺼운 책을 끝까지 완독하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나름 나이도 있고, 책도 오래 읽어온 저조차 이러한데 오죽할까 싶습니다. 콜린 후버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2000만 부 이상 팔아 재낀 작가입니다. 현실감 없는 부수입니다. 국내에서는 소설을 2000부도 찍지 못하는 형편인데 2000만 부입니다. 어마 무시한 양반입니다.
이 작품은 리뷰를 복잡하게 쓰지 않고 싶습니다. 그냥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당신이 자녀가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다면,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경험이 있거나, 누군가와 사랑하는 감정을 키우고 있거나, 짝사랑으로 가슴이 아프거나, 회복하고 싶은 관계가 있거나, 억울하게 매도당한 경험이 있거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거나, 억울하게 깜빵에 다녀온 적이 있거나, 운동을 하다가 부상으로 다른 일로 전향해 본 경험이 있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불안해한 적이 있거나, 세상이 허락하지 않은 사랑을 하고 있거나, 또... 뭐 하여간 뭔가 복잡한 감정이 있는 분이라면 당신이 누구던 이 소설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니까 안 읽으면 사람도 아니다 뭐 그런 말까지는 아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