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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 - 시즈오카현, 기후현, 나고야, 이누야마의 역사‧문화로 떠나는 여행 ㅣ 날마다 여행 3
박병춘 지음 / 포르체 / 2023년 4월
평점 :
벌써 일본 여행객이 누적 100만 명을 훌쩍 넘겼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대폭발을 하면서 가장 가깝고 쉽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일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좀 더 다채롭고 색다른 여행지가 없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봅니다. 이 책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은 그런 니드를 정확히 공략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에서 커버하고 있는 시즈오카현, 기후현, 아이치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이 지역의 역사, 문화, 산업 공간 등을 살펴보다 보면 의외로 우리와 너무 친숙한 것들이 많아서 놀라울 지경이었습니다.
시즈오카를 중심으로 일본에서도 최초의 발상지거나 최대 생산지이거나 특별한 타이틀을 가진 것들이 너무 많아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통해 하나하나 알면 알수록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놓치고 싶지 스폿도 많아졌습니다. 달리 말하면 이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그만큼 독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5년이나 거주하셨던 저자의 생생한 설명에 따르면 일본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필수 코스가 가득한 지역인 것 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책 속에 담긴 사진들 하나하나가 너무 매력적이었고, 한정된 여행 일정에 어디를 먼저 가봐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 많아 보였습니다.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이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고 여행 정보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 여행이 가능하도록 이 지역에 대한 역사와 문화 전반을 폭넓게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지역의 오랜 전설이나 설화 등을 소개해 주는가 하면 그 지역 특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유명하게 되었는지, 그 지역의 지형적, 기후적 요소까지 고려해 설명하고 있어 지역 자체에 대한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이 지역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던 저에게는 몰랐던 교양지식이 너무 많이 쏟아져서 지적인 재미도 있었고, 책 자체를 읽는 즐거움이 의외로 컸습니다. 책의 제목에 "산책"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계속 나와서 다 기억하기 힘들 정도였고, 노트에 적어가며 읽었습니다. 꼭 다시 찾아보고 싶거나 관심을 끄는 테마들이 많았습니다. 일부는 유튜브에 검색해서 영상을 봐가면서 읽어야 했습니다.
책은 시즈오카에 자리한 반다이사와 타미야 사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어린 시절 프라모델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책을 넘기자마자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이 프라모델을 처음 만든 회사가 이 지역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세계적인 모터바이크와 자동차 기업 혼다, 스즈키, 야마하가 태동한 곳이라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녹차, 와사비, 마구로와 우나기 산지로 유명한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후지산 조망권인 시즈오카가 왜 특별한지, 일본인에게는 후지산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철도 마니아들의 성지라는 점이나 유명한 소설과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기후현에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있는 것이 흥미로웠고, 아이치현의 나고야 돔이라든가 나고야 근교의 지브리 테마파크 등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반가웠습니다.
색다른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싶으신 분들이나, 여행은 가는데 소양을 가지고 같은 곳을 가도 더 많이 보고 느끼고 즐기는 여행을 기대하시는 분, 비록 일상이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여행은 못 가지만 일본 소도시로 여행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여행"을 읽어보시기를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저도 여행 갈 여유는 없지만 마음만은 꼭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뭔가 슬픈 마무리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