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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평점 :
늘 감탄하는 부분이지만 일본인 저자들은 어떤 특정 테마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런 주제로도 책을 쓰나 싶은 것도 능숙하게 잘 다룹니다. 이 양반들이 특히 빛나는 경우는 자주 듣기도 하고 접하기도 해서 중요한데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거나 잘 느끼지 못하는 문제를 다룰 때입니다. 이 책의 저자 야마네 히로시 역시 막상 접하고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은데 잘 안되는 '듣기'의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제목이 스포인 이 책은 듣기가 왜 중요한지로 시작해서 그 중요한 듣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왜 사람들이 평소 중요하게 느끼지 못하는지를 쉽게 설명합니다. 심리학적 메커니즘에 의해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듣기를 잘 해내면 좋은 점과 실질적인 실천 방안까지 커버하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책에서는 듣기를 잘하는 비결, 즉 '뭐든 말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 되는 비결을 간단히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수용, 공감, 자기 일치입니다. 이 세 가지 비결이 순차적으로 잘 이루어지면 듣기를 잘하는 사람,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 직장 생활이나 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의 거의 대부분이 수용과 공감, 자기 일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할애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수용, 공감, 자기 일치를 반복해서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비결은 미국의 칼 로저스가 강조한 경청의 3원칙에 근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명한 심리학자와 경영, 경제, 자기 계발 분야의 유명 강연가 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뿐 아니라 다양한 유명 저자들이 이미 지적하고 있듯이 인간은 근본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그저 경청하기 보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먼저 떠올리는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그렇다 보니 듣기라는 단순한 일이 이토록 힘들고 잘 듣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어떻게든 잘 듣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반복해서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하는 책입니다. 거기에 어떻게 해야 잘 경청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다양한 조언까지 해주고 있고, 실제로 적용하기 좋은 실례도 풍부하게 담고 있습니다. 글씨가 크고 내용이 듬성듬성해 보여서 가볍게 생각하고 읽은 책이 의외로 너무 좋아서 꽤나 놀랐습니다.
책의 전반적인 조언도 너무 좋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백미는 에필로그에 있습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업무상 고민, 금전적 고민, 빈곤, 마음의 병, 은둔형 외톨이 문제, 사회적 고립 등과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늘어나는 양상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사회의 발달과 발전이 도대체 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저자 역시 심리상담사로써 비슷한 문제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저자는 현대사회 속 수많은 문제의 80퍼센트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 늘어나면 자연히 해결된다고 주장합니다. 각자가 원하는 완벽한 해결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전반에 설명한 듣기의 원리를 적용해 보면 저자의 주장에 동감은 아니더라도 공감은 하게 됩니다. 저자는 "수용과 공감과 자기 일치를 바탕에 두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이 한 문장 만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하려 하지 않는 분이 계시거나, 영업 활동 등 실적을 잘 올리고 싶은데 쉽지 않으신 분, 잘 듣는 경청의 자세나 기술을 점검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신다면 여러분은 경청을 통해 스스로의 자존감이 고양되고 일이 잘 풀릴 수 있는 기회를 얻으시는 것은 물론, 사회에 고립되거나 극단으로 치달을지도 모를 한 영혼을 구원할지도 모르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으실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