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평점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은 평범한 제목의 책입니다. 부담 없이 펼쳐보고 스르륵 읽으면 될 것처럼 만만해 보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의외로 독특한 책입니다. 사람을 외모로만 평가하면 큰코다치듯 책도 표지와 제목만 보고 쉽게 보면 안 되는 모양입니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뭉근하게 놀라게 하는 맛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과 내용을 설명하려면 우선 저자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저자 야오야오는 응용심리학 박사이자 국가 2급 심리상담사입니다. 2014년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전작 [자극적 심리학]이 아마존에서 50만 부가 팔리는 대히트를 치면서 작가로 성공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갑작스러운 성공이 저자를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준비가 안된 가수가 데뷔곡으로 메가 히트를 쳤을 때 다음 곡 때문에 극심한 부담을 받는 것처럼 저자도 이때를 기점으로 우울증과 불면증을 겪으면서 고생을 하게 됩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자신이 심리적 곤란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정작 자신의 불안과 초조함을 바로 극복하지는 못한 모양입니다만, 이 분은 자기 머리를 깎을 용기를 내었습니다. 자신의 심리학적 지식을 토대로 본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문제들을 정리해 탄생한 책이 바로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인 것입니다.
이 책은 심리 이해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개념인 "잠재의식"을 가장 먼저 설명합니다. 이후 나올 다양한 상황을 이해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심각한 질병에 가까운 데다가 사회 문제기도 한 우울증 문제를 꺼내듭니다. 우울증에 대한 설명 이후로 또 하나 현대인이 고통받는 중요한 문제인 수면의 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소개하며 우울증으로 인해 야기되는 몇 가지 현상과 문제에 대해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우울의 원인을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보고 있는지 상세히 소개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차고 넘치면서 인간관계나 직업적 성취 등에서 전혀 불만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모를까 누구나 경증 이상의 우울감은 안고 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책의 예시에 대부분의 독자는 어느 정도 공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면증도 심각한 문제인데, 저자는 불면증을 언급하면서 매슬로우의 단계 욕구 이론을 먼저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적하고 수면 중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지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수면을 '달리기하는 수면 소년'에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은 무척 흥미롭고 쉬우면서 탁월합니다. 수면 부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몽유병에 대한 설명과 사례 소개였는데 끔찍한 일들도 많고 몽유병을 핑계로 범죄를 저지르는 문제는 무척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가 아닌가 싶습니다.
책의 첫 부분에 언급한 잠재의식은 개인의 심리분석에서 무척 중요하고 이 때문에 많은 심리적 어려움이 벌어지기 때문에 잠재의식에 접근하는 문제는 핵심 내용입니다. "최면"은 잠재의식 속으로 들어가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입니다. 그렇기에 잠재의식을 파악하고 다루는 문제는 "최면" 파트를 통해 구체화됩니다.
최면이 단순해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익숙한 영화인 "인셉션"에 빗대 설명하는 방식은 무척 효과적이고 좋았습니다. 최면의 구체적인 방법론과 유의사항, 사후 처리의 문제까지 빠지지 않고 언급하고 있어서 최면의 A부터 Z까지 빠른 속도로 훑어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인간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의 문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죽음의 문제는 사실 존재론과 연결되어 별도의 책으로 다뤄도 될 만큼 광범위하고 심각한 테마이긴 합니다. 개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생각할 때 잠재의식으로 출발해 우울증과 불면의 문제를 다루고 최면에 대해 설명하는 흐름이 좋습니다. 여기에 생의 이면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적극적 행복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죽음의 문제에 직면해야 합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챕터를 통해 죽음의 문제를 다룹니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근본 이유에 대해 먼저 피아제의 행동발달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에 인간이 죽음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레퀴엠 5악장으로 비유해 5단계로 나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누군에 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하루, 한 시간, 일분일초를 성실히 즐겁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길이라는 결론으로 마무리합니다.
계속 노력하는데 삶이 불안하고 우울에 휩싸이거나 잠을 자기 어려운 분, 다가올 미래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버거운 느낌이 은근히 있으신 분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풍부한 예시로 가득해 너무 어렵지 않고 단순 명확하게 설명하는 이 책은 대중 심리학 서적으로 상당히 특징적이며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