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수많은 대화법 책 중에 이 책이 좋은 이유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은 일본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노구치 사토시의 대화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이런 식의 화법에 관한 책은 이제 펼치기도 전에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맨날 비슷한 조언이 담긴 책들을 읽어봤자 실제로 변하는 것도 없고, 그렇기에 이런 책에서 얻는 효능감이 떨어지고 기대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원활한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말하기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몇 권 읽어봐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먼저 읽었던 책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읽는 이가 제대로 적용을 못 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인간이란 워낙 드럽게 바뀌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감안할 때 대체로 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생긴 데로 살자는 결론에 이르거나 그럼에도 좀 노력해 보자 두 가지 태도가 남을 텐데 기왕이면 좀 나아질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쪽이 낫지 않겠습니까?


여튼 그런 이유로 골라든 이 책은 인간이 가장 친밀함을 느끼는 거리가 50cm라는 놀랍도록 과학적이면서도 쉽사리 와닿지는 않는 사실을 제목으로 달고 출간되었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특정 분야와 구체적인 테마에 대해 문제점을 정리하고 실천 방안을 제사하는 데 있어 일본 저자가 가장 탁월합니다. 이 책의 저자 노구치 선생도 참으로 놀랍도록 잘 정리해 가독성 높은 책을 뚝딱 만들어 내었습니다.


읽다 보니 전체적으로 크게 전달하려고 하는 주제는 한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겠습니다만, 왜 이렇게 두꺼운 단행본으로 출간이 되었느냐하고 하면, 인간관계라는 것이 어디 그리 스테레오 타입으로 똑같은 경우가 있겠습니까? 상당히 구체적이고 다양한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서 설명함으로써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최대한 유사하게 맞춰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고 독자의 효능감을 어떻게든 높이려고 노력하는 책입니다. 저자의 주장하는 바와 태도가 이 책의 기본 태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매우 바람직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대화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비결

이 책에서 꾸준히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바는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의를 하고 보면 '당연한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다 보면 노구치 선생이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대화를 제가! 저도 모르게!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아~~~'하며 반성과 감탄이 저먼 수평선에서부터 밀려오는 헤일처럼 쭈우우우욱~~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노구치 선생 짱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면서 신뢰가 확 올라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 아내가 "아, 잠도 많이 잤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면 저는 자연스럽게 "아 그래? 나도 그런데"라고 대답을 해왔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식의 대답은 제 딴에는 아내에게 동의한다는 표현을 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아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건 어디로 가버리고 저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대화의 주인공을 저로 바꿔버려서 말문을 막는 행위가 되는 것이죠.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를 읽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해오던 대화 패턴에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 새록새록 느끼게 됩니다. 그리하여 제가 왜 이렇게 그동안 왕따에 앗싸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후회와 빡침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상대방 중심으로 이야기하지 못했던 문제, 재미가 있어도 인상적이지 못하게 했던 말들, 상대방이 감동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키는 방법, 호감이 급상승하는 대화 비결, 상대의 대화를 잘 기억했다가 그대로 언급해 주는 스킬들, 친밀감을 확 높일 수 있는 기적의 대화법 등등 수없이 많은 킬링 포인트들을 배우고 점검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서는 "상대와의 거리를 50센티 당기는 대화의 기술"을 우선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자기가 했던 말을 소재 삼아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며 대화 중심을 상대방으로 옮겨가도록 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대화의 기술이 디테일하게 많이 소개되고 있으니 내용을 직접 확인하시면서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시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3.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정의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란 각각 별개였던 두 사람이 녹아들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 하나에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의미가 잘 녹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별개, 두 사람, 녹아들어, 하나, 과정 등을 떠올리고 이어서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일관된 태도는 확고합니다. 상호 소통하는데 있어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 우선 장착되어야 합니다. 이 진심에서 호의와 관심, 배려 등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좋은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도 중요합니다. 그까이꺼 대충 지내면 되지 내가 뭐 아쉬워서...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이 책의 여러 가지 조언들이 다 무의미한 것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관계를 잘 맺고 싶다는 바램과 조금 더 노력해 보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이 모든 이야기들이 의미가 생깁니다.


그런 다음 진심과 의지와는 다르게 구체적인 대화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실수하는 부분들에 대한 확인과 영점 조정 등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쯤 되면 대체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이 책을 찾아 읽지도 않겠지요. 적어도 이런 책에 관심을 보이는 독자님이라면 비록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 하더라도 약간의 스킬을 장착해 많은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분이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관계에 있어 내가 먼저 녹아들 마음이 있어야 하겠고,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의 내용을 참고해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바꿔나간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좀 더 서로 녹아내려 하나가 되는 과정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이 책에서는 SNS에서의 교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책의 조언을 참고해 진심과 정성을 더 할 때 따뜻하고 느슨한 연대를 이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실생활에서의 인싸보다 SNS 상에서 인싸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저처럼 늘 사람들을 대할 때 어색하고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영업일을 하시거나 구체적이고 실전에 써먹을 만한 좋은 대화법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고 신뢰받는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은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 술술 읽히고 매우 유익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