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트렌드의 집합소: 트렌드 코리아 2014 (김난도 外)

트렌드 코리아 2014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4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11월

나는 유행이나 트렌드에 상당히 둔감한 편이다. 유행과 아예 담을 쌓고 사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유행이 다 지나고 나서야 뒤늦게 따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왕왕 거리는 이야기들이 가끔은 그냥 별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알고는 있었지만, 트렌드와는 영 거리가 먼 나였기에 쉽게 손이 가질 않았다. 그저 재밌을 거 같으면서도 뭔가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선물 받아 마침내 제대로 읽게 되었다.

막상 읽어보니 왜 내가 이 책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어디선가 들어본거 같은 2013년 트렌드들을 한번에 깔끔하게 정리해준 느낌이여서 좋았다. 트렌드에 둔감한 편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하기에 어느 정도는 대충 들어본 이야기들이 많았고 그 이야기들의 정확한 유래라던지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웠다. 아마 요즘 돌아가는 이야기를 어느 정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뽑아보자면, 2014년도 트렌드는 예측의 느낌보다는 2013년도 후반부에 주목받았던 트렌드들을 정리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사회현상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올해 이 책에서 언급한 상당수의 이야기가 그대로 적용될 것 같다.

인문학에 이야기를 더하다: 이야기 인문학 (조승연)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ㅣ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이야기가 첨가되는 순간 모든 것들이 더욱 흥미로워진다. 딱딱한 강의도 이야기가 되는 순간 재밌어지고 더욱 머리속에 더욱 잘 남겨된다. 그렇다면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인문학에 이야기가 더해지면 어떨까? 바로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그 생각 하나로 망설임없이 '이야기 인문학'을 집어들게 되었다.

사실 내가 제목에서만 추측했던 내용과 실제 책내용의 약간의 괴리는 있었다. 나는 언어의 기원을 통한 인문학이 아닌 좀더 포괄적이 느낌의 인문학 책을 기대했었던지라 그럴 것이다. 하지만 언어의 기원에서 찾아낸 인문학도 상당히 흥미롭고 재밌었다. '이 단어가 사실은 이런 어원에서 나왔구나'라는 발견에서부터 '이게 원래 이런 뜻이었어?!'라는 놀라움까지 얻어갈 수 있었다. 더욱이 이 책에서 나오는 역사와 신화 이야기는 이 책의 재미를 플러스 시켜주었다.

이 책은 언어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도 알 수 있고 지하철에서 한 단어의 기원씩 나눠 읽을수도 있어 좋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 백점만점에 백점을 주기는 조금 힘들다. 뭔가 책 중간중간에 깔려있는 분위기나 살짝 잘난 척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거 같다. 사실 책 자체가 그런거는 아니지만, 어떤 부분에서 뭔가 '흐음'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언어, 특히 영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나 인문학이 멀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인문학 입문서가 되는 책이다.

모두 한번 꼭 읽어봤음 하는: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서경덕과 한국사 분야별 전문가)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ㅣ 당신이 알아야 할 시리즈
서경덕.한국사 분야별 전문가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11월

나는 학교 다닐 때 국사과목을 좋아하는 축에 속했으며 한국인이라면 한국사의 대략적인 틀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실, 말하기 민망하지만 나는 한국사에 대해 잘 모른다.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의 일부는 잘못된 정보였던 경우도 있었다.
가장 쪽팔렸던 경험은 외국인들이 한국 역사에 대해 물어봤을 때 나는 우물쭈물 제대로 답변도 못하고 오히려 옆에 있던 다른 외국인이 대신 대답해줬을 때이다. 그래서인지'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을 봤을 때, 책 제목만으로 '이건 꼭 읽어야 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은 정말 한국인이라면 제대로 알고 가야할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백만번도 더 들어본 그 이름 '독도'는 많은 한국인들이 '독도는 우리땅이야!'라고 외쳐도 '왜' 우리땅인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말하지 못한다. 만약 자신이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었음 한다. 이 책에서는 독도문제에 대해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사실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제 단순히 '독도는 우리땅이야'라고 외치지 말고 '왜' 우리땅인지 이야기할 수 있는 한국인들이 늘어 났으면 한다.

독도이외에도 동북공정,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위안부, 약탈문화재 및 대한민국 독립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하나같이 다 우리 모두 알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들이다.

개인적으로는 국사교과서를 통째로 암기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 모두 이 책을 한번 읽어봤음 한다. 다른 역사도 아니고 '한국사'이다. 한국인이라면 한국史에 대해 제대로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두 그런 노력을 조금이라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음 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던 흥미로운 행동 경제학 이야기: 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부자들의 생각법', 제목만 봐도 뭔가 재밌을 것 같았다. 부자들은 일반사람들과 생각하는 법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차이가 그들을 부자로 만들어 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행동 경제학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아차하는 순간에 놓쳐버리는 행동의 차이가 어떤 결과로 이끌어 내는지 그리고 어떤 행동들이 좋지 못한 결과로 이끄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감상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상당히 흥미롭다'이다.

이 책에 나온 행동 경제학 중 일부는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사람 심리로 인하여 실제로 행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다. 예를들면, 손실회피심리나 처분효과, 소유효과가 그렇다. '사용 후 만족스럽지 못하면 100% 환불' 속에 들어 있는 소유효과가 우리를 소비로 이끌고 있는 것이며, 추락하는 주식을 계속 보유하면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에 처분하지 못하는 행동 등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확실히 눈치채고 있지 못한 행동들에 대해서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또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몰락의 길로 이끄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나온다.

단순히 돈을 버는 법이 아닌 책 제목처럼 '부자들의 생각법'으로 자신의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불려나갈 것인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경제학에 관련된 책이지만, 행동 경제학이라는 좀더 친근한 느낌의 학문으로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흥미롭게 읽으면서 유용한 정보들을 얻어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당신이 아는 공부와 그녀가 아는 공부: 왜 공부하는가 (김진애)

왜 공부하는가 -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10월

- 일하는 여성들이 적대적 차별에 대해서 민감하게 의식하고 대응하면서도, '호의적 차별'에 대해서는 의식을 못하거나 알면서도 은근히 즐기다가 자칫 안주해버리는 위험도 많은데, 바로 그러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평생 공부해야 된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지만 '공부'라는 무거운 이미지와 한국인이 겪어왔던 '공부=입시공부'라는 공식 때문에 무언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말이다. 공부에 대한 의미를 재정의 한다면 '평생 공부'가 부담이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왜 공부하는가'는 단순한 책상한 공부가 아닌 다양한 공부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부'하면 우리는 좁은 의미의 공부만을 생각하기 일수이다. 입시공부, 시험공부 등 자기자신을 위한 공부라기 보다는 강압적이고 어쩔 수 없이 해야되는 그런 느낌을 가진 공부가 우리 머리속에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공부의 의미는 그렇게 협소하지 않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공부는 우리 삶을 언제나 따라다니고 있으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일종의 공부 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 생각처럼 그리 강압적이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 공부이다.

이 책에서는 공부의 여섯가지 단계를 보여준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간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가독성은 좋다. 하지만 단순히 공부 이야기만을 듣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100%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김진애'라는 인물에 알아간다는 느낌도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초기 목적은 강력한 동기부여를 다시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기 목적을 100%로 달성했다고 하기는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공부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