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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우주 - 우리가 잃어버린 세상의 모든 창조 신화 22
앤서니 애브니 지음, 이초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2년 3월
평점 :
인류는 기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왔고 궁금했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어떻게 창조되었는가." 등등 수많은 궁금증이 있었죠. 아마도 기원에 대한 궁금증은 어쩌면 인간에게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신화, 종교, 철학 등 발달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부터 신화와 격돌하게 됩니다. 서로 양립불가능한 것처럼요. 지금은 과학의 시대라 불릴 정도로 마치 과학이 신을 몰아내고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미국 콜게이트 대학교의 천문학, 인류학 교수인 <천 개의 우주> 저자 앤서니 애브니는 과학이 신화를 대체하면서 우리는 신화를 잃어버렸다고 이야기 합니다. 과학으로 단련된 사람들은 빅뱅 이론 말고는 창조이야기에 관심이 너무 없다고 지적하면서 다양한 문화권에서 찾은 창조신화 22편을 하나씩 살펴 보고 신화와 과학이 만나는 지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창조 신화는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각 민족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요. 창세기, 한국인이 좋아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부터 가까운 일본, 중국 신화,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창조 이야기를 통해 과학적 시각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생론이냐 아님 조물론인지 관점에서부터 벗어나 풍경까지 세심하게 분석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과 자연환경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누이트족의 신화에서 오로라를 하늘에서 벌어지는 축구경기로, 스크램블 에그 버전의 중국 반고 신화와 계란 후라이의 일본 신화 등을 보면서 필체의 탁월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차례대로 읽지 않고 관심있는 신화부터 읽었는데요. 창세기, 그리스로마신화, 중국까지 읽다가 일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순으로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무척 흥미로워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국과 일본 신화는 수록되어 있으면서 우리의 단군신화는 빠져 있네요. 혹시 앤서니 애브니는 단군 신화를 모르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다면 단군신화를 꼭 들려주고 싶네요. 그래서 단군 신화도 수록되었으면 합니다.
인류의 무한한 상상력과 미지에 대한 동경이 과학을 만나 인류를 우주여행까지 가능하도록 하였으니 그 놀라운 상상력이 미래에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기대해 보는 것은 또 이 책을 읽는 하나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