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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ㅣ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평점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시공사
지난 달에, 버스로 출퇴근을 하면서 보니, 버스 방송에 이 영화
다시보기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 그 유명한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이고, 상대역은 어린 배우라는 것... 독일이 그 배경이고,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나치 전범으로 재판을 받는 광경을 지켜보던 어린 남자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봤었다. 몇 해 전에, 극장에서 상영될 때도 관심있게 보지 않은 탓에 이 영화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된 차에, <책 읽어주는 남자> 책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소설과 영화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한나와 마이클의 사랑을 담고 있다면, 소설에서는 서른여섯 살의 한나와 열다섯 살의 미하엘 베르크의 사랑을 담고 있다. 서른여섯 살의 여자와 열다섯 살의 남자 아이의 사랑이 가능한 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이라,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의 감정을 이해하기는 나 스스로가 편협한 까닭인지도... 책을 읽을 때는 미하엘이 풀어내는 감정이 납득이 가기는 했는데, 2부의 187쪽에 보면 미하엘의 눈에 보이는 한나가 너무나 절절하고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있어서, 한나를 사랑하는 미하엘의 마음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막상 책을 덮고 나니, 이들의 사랑을 단편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고 결론 내리기는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한나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하는 어떤 글귀도, 어떤 설명도 없어서,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야,
'아! 한나에게 미하엘은 이런 존재였구나!' 하는 결론에 다다를 뿐이다. 시간이나 삶 자체를 욕심내지 않는, 그저 물 흐르는대로, 함께 하는 사랑이라고 할까?
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든 이미 불행을 안고 사는 것 같다. 하필이면, 그 때 그 땅에서 태어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에 휘말려야 하는 불행한 사람들이다. 고통을 주든, 고통을 받든......
여기의 한나처럼 전범으로 몰려서 18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지, 본인이 문맹임을 밝히고, 감형을 받아야 하는 지는 나로서는 이렇다 저렇다 주장할 길은 없다. 물론 내가 한나라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겠지만, 내가 그 위치에 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문맹이 아니기 때문에 한나의 심정을 100%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다.
2013.4.16.(화) 기내에서 책을 읽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