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시댁에 가서 김장을 해왔습니다..
솜씨 없는 소생은..
이 나이에, 결혼 14년차이지만..김치도 못 담근답니다..
그저 비축량이 많은 몸집의 소유자이다보니..
힘쓰는 일이나 해야 하고..
함지박을 비롯해서..목욕통 만한 그릇들을 열댓개 정도 씻고..
벌여놓은 일 뒷거지 열심히 하고 왔습니다..
그래도 맏며느리이니..어쩌겠습니까?..
도리는 하고 살아야 하기에...
우리는 딸만 둘이라..먹는 양도 많지 않고..
시아버지께서, 아직은 농사를 지시므로..
쌀은 늘 대주십니다..
그러나..10Kg면 한달도 넘게 먹는 처지인지라..
어제 담가서 가져온 김장김치입니다..
구경만이라도 하세요~
젓갈을 넣어서 담은 김치구요..
젓갈은 넣지 않고, 소금으로 간해서 봄에 먹을 김치도 두통 가져왔습니다..소금김치에는 건진무를 넣지 않습니다..오래오래 두고 먹으려고..
요새는 김치냉장고 덕분에, 아직까지도 그 김치는 남아있어서..이제 냉동실에 따로따로 싸 두었다가..항정살과 같이 압력밥솥에서 푸욱 찌면 그 유명한 묵은지가 됩니다..김치가 묵을수록, 푹 삭을수록 아주 좋습니다..
다음은 절인배추를 막 썰어서 버무린 맛김치입니다..식성에 따라 돼지고기나, 들기름 등을 넣고 볶아 먹어도 좋고..그냥 좀 익혀서 먹어도 좋지요~
다음은 큰 딸이 좋아하는 알타리입니다..시어머니께서 열흘전에 담가주신..
이거 한 통이면 우리 겨울 나도록 잘 먹습니다..자르지 않고 통째로 담으셔서..훨씬 맛있습니다..
상에 내놓을 때 먹기 좋은 크기로 잘 잘라서 그릇에 담으면 O.K.
덕분에 유천이가 놀러온다면..김치만 차려도 한 상을 차릴 수 있겠지요?
김치를 좋아할 지 모르겠네요...
김치냉장고에 김치로 가득차고..
햅쌀 가져온 것으로 살통도 가득차고..
등따시고 배부릅니다..
온 몸의 살이란 살은 다 아프다고 아우성이지만..
부자도 안 부럽습니다..
이 순간 만큼은..
이제 할 일을 마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