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나락으로 빠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 - P205
곤이의 그런 행동들을 볼 때마다 도라의 머리카락이 내게 닿았을 때처럼 문득 가슴에 돌덩이가 앉곤 했다. 그때보다 더 무겁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돌덩이가. - P206
불을 끄고 책 냄새를 깊게 들이마셨다. - P206
잊어버리기 전에 빨리 말하고 싶었다. 마음에 떠오른 불씨가 꺼지기 전에. - P207
살아가면 갈수록 모를 일이 너무 많았다. - P209
여행의 마지막 날 일이 벌어졌다. - P210
걔가 꺼지라는데 존나 당황했잖냐. - P214
그 애의 얼굴에서 그런 웃음을 본건 그게 마지막이었다. - P217
그리고 비극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 P217
목적은 돈이 아니라 누명을 씌우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거였다. - P220
ㅡ 난 태어나서 그 누구도 때린 적이 없단다. 폭력으로 누군가를 저지하는 게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 - P221
더 끔찍한 건 뭔지 아니……. 애초에 낳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그 애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모든 게 지금보다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거야. - P222
다시 시작해 볼 기회를 얻고 싶구나. - P224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윤 교수는 곤이를 낳지 않는 쪽을 선택했을까? - P224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은 의미를 잃는다. 목적만 남는다. 앙상하게. - P225
내게 다른 친구가 생긴 걸 말하지 않아서. - P225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는 안 그랬을 거라고, 나는 너를 믿는다고 말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 P225
곤이가 어디로 향했을지 물어볼 만한 사람은 개가 유일했다. - P226
시장 끄트머리에 오래된 구두 가게 - P227
곤이에 대해 알게 되면 할멈과 엄마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 P228
그렇게 해서라도 세상의 비밀을 한 가지쯤 말고 싶었다고. - P228
그곳의 바닷바람은 짜고 배릿한 내가 났다. - P229
작고 초라한 곤이가, 그렇게 혼자, 더 남루해진 모습으로. - P231
기시감. 내가 찾고 있던 단어는 그거였다. - P231
내 눈앞에 있는 건 죽어 버린 슈퍼 아저씨의 아들이 아니라 아직 살아 있는 곤이였으니까. - P231
날 본 사람들은 보통 너같이 반응하지는 않거든. - P235
피부는새하얗고 입술은 장밋빛이었다. 옅은 갈색에 가까운 머리칼과 직선으로 뻗은 정교한 눈썹, 깊고 투명한 눈. - P236
신은 이상한 곳에 천사의 얼굴을 주셨다. - P236
그가 철사라고 불리게 된 경위도, 범행에 쓰인 도구가 철사였다는 식의 무수한 소문만이 떠돌았다. - P237
그 형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아. 너처럼.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 - P237
흔들리는 눈동자가 커다란 구슬처럼 번들거렸다. - P238
좋겠다……. 존나 좋겠다, 아무것도 못 느껴서.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울음에 섞여 곤이가 웅얼댔다. - P239
풋내기들 장난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 P240
나는 제일 쉬운 일을 한 것뿐이라고 - P241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 P242
두려움도 아픔도 죄책감도 다 못 느꼈으면 좋겠어…. - P243
내게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처음엔 할멈을 찌른 남자의 마음이 궁금했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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